[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3지대 세력이 통합한 개혁신당이 합당 열흘 만에 이별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이준석 공동대표가 선거 캠페인 및 정책 발표 권한을 전결 위임받자, 이낙연 공동대표 측에서는 "전두환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와 뭐가 다르냐"고 반발하며 결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게 회의냐" 문 박차고 나간 '이낙연·김종민'
개혁신당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권한 위임의 건'을 의결했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선거 캠페인 및 정책 발표를 공동정책위의장과 협의해 시행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고성과 언쟁이 벌어지는 소리가 회의장 밖으로 전해진 후 이낙연 대표와 최고위원인 김종민 의원이 반대 의견을 내고 퇴장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장을 나서면서 "이게 회의냐"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이후 김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선거 운동 전체를 이준석 대표에게 맡기는 건 민주 정당에서 가능한 게 아니다"라며 "어떤 민주 정당에서 최고위에서 정책을 검토도 안 하고 개인한테 다 위임하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전두환이 나라가 어수선하니깐 국보위 만들어서 다 위임해달라고 국회 해산한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발했습니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구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와 김 의원이 이끈 '새로운미래'를 비롯해 '한국의희망·원칙과상식·새로운선택 '등 5개 정치 세력이 지난 9일 통합 선언을 한 정당입니다.
이 중에서 구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충돌이 두드러졌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선거 정책·홍보 캠페인을 지휘하겠다는 안 등을 제안했는데요. 이낙연 대표가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이 된 구 새로운미래 측에서는 이를 반대해 왔습니다.
'이준석 사당화' 논란 확산…결별 땐 '총선판 요동'
구 새로운미래 공보국은 공지문을 통해 "개혁신당 최고위원회는 '이준석 사당'을 공식적으로 의결했다"며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새로운미래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결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 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새로운미래를 제외한 나머지는 좀 더 강하고 속도감 있는 리더십을 원한다는 형태로 정리된 거 같다"고 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대표는 관훈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새로운미래를 제외한 4개 정파가 동의했던 것인데 보통 사당화는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새로운미래를 정식 합당에서 배제할 가능성에 대해선 “누구를 배제할 의도는 전혀 아니고, 정파적 관점에서 배제를 의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경계했습니다.
한편 이날 최고위에서는 '당원 자격 심사위원회' 설치안도 통과됐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공격해온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새로운미래에 입당한 바 있는 배 전 부대표는 지난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준석 대표는 권력을 이용해 제게 일종의 정치적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연일 반박했습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배 전 부대표는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불법적인 시위를 옹호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관훈토론회에서도 "배 전 부대표 주장이나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는 세력의 관점에서 풀어나가려고 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