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러시아 야권 지도자 고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와 딸 다샤를 만난 후 언론에 얘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모처에서 나발니의 유가족을 만난 후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푸틴에 대한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미국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년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의 방산·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대규모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단일 제제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정복 전쟁과 용감한 반부패 운동가이자 푸틴에 대해 맹렬한 야권지도자였던 알렉세이 나발니의 죽음과 관련해 500개 이상의 새로운 대러제재를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제재는 나발니의 투옥은 물론 러시아 금융 부문, 방위기반산업, 조달 네트워크, 제재 회피에 연루된 개인을 겨냥할 것이다"며 "이것들은 푸틴이 해외 침략과 국내 억압에 대해 더욱 가혹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제재는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상무부를 통해 이뤄집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러시아 금융 인프라·방위기반산업·제재 회피 및 조달 행위 등에 연루된 개인과 기관 약 300여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은 제재 대상과 거래가 금지됩니다.
러시아 최대 석탄에너지 회사인 수크(SUEK)와 대형 자원개발사인 메첼(Mechel) 등이 이번 제재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금융 분야에서는 러시아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국가결제시스템(NSPK)가 포함됐습니다.
미국은 북러 군사협력과 관련한 제재도 추가했습니다. 러시아 복합 콘테이너 업체 PJSC트랜스컨테이너가 북한 군수품과 무기 시스템 운송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제재 대상이 됐습니다.
특히 나발비 사망에 연루된 러시아 정부 관료 3명과 250여개 기업도 개인 제재 대상으로 포함됐습니다.
미 상무부는 93개 기업을 수출관리 대상 명단에 추가했는데, 우리 기업 1곳도 포함됐습니다. 경남 김해시에 등록된 대성국제무역은 러시아 산업 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산 기계 장비, 전자 시험 장비 등을 미 산업안보국(BIS) 라이선스 없이 러시아에 조달하는데 연루됐습니다.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은 동맹국들과 협조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이번 제재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을 떼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과시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기도 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