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 시행을 앞두고 진행되는 수요조사가 4일 마감되는 가운데 각 대학과 의대 사이의 입장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파악하고자 전국 40개 대학 의대를 대상으로 증원 수요조사를 이날 자정 마감합니다.
의대 증원에 대한 의료계 반발이 상당한 상황에서 교육부도 이날까지만 증원 신청을 받겠다며 각 대학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수요 조사를 토대로 의대 증원분 2000명에 대한 배분 작업을 이달 중으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배분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대학별로 변경된 대입전형을 확정해 당장 올해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전공의 집단행동'에 이어서 의과대학 학생들의 집단 휴학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달 23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 앞 사물함에 실습용 가운과 토시가 걸려있다. (사진=뉴시스)
대학 "2배 증원" vs 의대 "증원 반대" 입장차
정원 확대에는 예산이나 인력, 시설 문제가 뒤따르는 만큼 대다수의 대학들은 막판까지 증원 여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대학본부 측은 증원을 추진하지만, 의과대학에선 반발하고 나서는 등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소규모·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늘리겟다고 밝혀 비수도권 의대들이 2배 이상 증원을 추진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의료계에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나서서 증원 신청 연기를 요청하고,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총장들에게 호소문을 보내 신청 자제를 요청하는 등 반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북대는 신입대 정원을 110명에서 250~30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의대에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경상국립대 역시 76명인 의대 정원을 200명 규모로 신청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의대에서 반대 의견으로 맞섰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1998년 이후 26년만에 의대 증원이 이뤄지면서 상당수의 대학들이 증원 의사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전체 신청규모가 작년 수요조사(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와 비슷하거나 많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정을 앞두고 제출하는 대학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체적인 결과는 5일 중 발표될 예정입니다.
박성민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오늘 중 많은 대학들에서 의사결정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작년 수요조사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 학생들은 너무 동요하지 말고 학업에 매진해달라는 게 교육부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행정관에서 열린 서울대 의대 2023학년도 전기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 참석하는 졸업생들이 히포크라테스 동상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대생 휴학계 제출 5387명, 전체 28.7%
한편, 이날 전국 대부분의 의대가 개강한 가운데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5387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제출된 휴학계는 1만3698명에 달하지만, 교수나 학부모 서명 등 절차·요건을 지키지 않은 휴학에 대해 교육부가 집계에서 제외하면서 규모가 줄었습니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28.7% 수준입니다. 교육부는 형식 요건을 갖췄더라도 “동맹 휴학은 휴학 사유가 아니어서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