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들을 상대로 면허정지 절차에 돌입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가운데 의정 대립이 학내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장단이 대학측의 의대 증원 신청에 항의 차원에서 전원 사퇴하고, 경상국립대 의대 교수 12명도 대학본부에 항의 차원에서 보직 사직원을 제출하는 등 대학본부와 교수, 학생 사이의 학내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입니다.
대학본부 증원에 의대 교수 반발 격화
가톨릭대학교 의대 학장단은 지난 6일 전원 사퇴서를 제출했습니다.
정연준 의대 학장은 입장문을 통해 "교육과 수련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해야만 하는 학생과 전공의들에게 교육자이자 어른으로 얼굴을 들 수 없다"며 "의대 정원 신청 과정에서 교수, 학생, 전공의들의 의견을 무시한 정부와 대학본부의 일방적 진행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상국립대도 교수들의 반발이 격화되면서 보직 사직원을 대학당국에 제출하는 등 학내 갈등이 심회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며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지난달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 의대정원 확대 규탄 선전물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시스)
교수와 전공의 등 반발에도 불구하고 학교 당국이 정부의 의대생 증원에 동참하자 학내 갈등으로 확산된 겁니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김정은 서울의대 학장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교육부에 의대 증원 숫자를 전달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인데, 만약 이들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대 교수진, 사직서 제출 봇물
원광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교수들은 "전국의과대학학장단에서 질 높은 의료인을 배출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했다"면서 "그럼에도 대학등록금 확충에 눈이 먼 대학 당국과 총장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의대생들의 반발도 거셉니다. 10명 중 3명이 휴학 신청을 마쳤고, 전국 8개 학교에서 수업 거부에 나섰습니다. 수업 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집단 유급 사태가 벌어질 수 있지만 의대 증원 신청이 마무리된 현시점에서 단체 행동을 멈출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상태입니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내 실습실이 텅 비어있다.(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