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승은 기자] 숙박 제공자(호스트)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 아일랜드가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덜미를 잡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어비엔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향후행위금지명령·이행명령 및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한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위반 내용을 보면 에어비앤비의 행위가 전자상거래법 제20조 제2항, 제10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사이버몰 운영자는 펜션·호텔 사업자와 같은 통신판매중개자·통신판매중개의뢰자의 신원정보를 확인해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또 자사의 신원 정보를 사이버몰 등에 개시해야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어비엔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향후행위금지명령·이행명령 및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한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사업자와 개인 계정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이때 소비자는 사업자 계정 호스트의 신원 정보만 볼 수 있습니다. 개인 계정으로 등록한 호스트의 신원 정보가 공개되지 않습니다.
에어비앤비 개인 계정 호스트 중 상당수는 사실상 사업자 운영이라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수백 건의 후기가 있거나 호텔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표시된 개인 계정 호스트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때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의 사업자 여부를 확인하고 사업자 계정으로의 전환을 유도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에어비앤비는 이 과정을 밟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에어비앤비가 호스트의 사업자 여부를 충분히 추정할 수 있음에도 별도의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에어비앤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호스트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이행명령을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에어비앤비와 공정위는 사전 합의를 거쳐 신원정보 확인제공의무 이행 방법 등을 정하게 됩니다. 이행 방법 협의는 공정위의 의결서가 에어비앤비로 송달된 날로부터 60일 이내로 이뤄집니다.
아울러 에어비앤비는 온라인 사이트 초기화면 등에 자사 상호 및 대표자 성명, 영업소 주소, 전화번호·이메일, 사업자등록번호와 같은 신원 정보도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이 부분에 대해 전자상거래법 제10조 제1항을 위반했다고 판단, 향후금지명령과 과태료 100만원 부과를 결정했습니다. 다만 해당 과태료는 2022년 8월, 2023년 7월 두 번에 걸쳐 자진 시정한 점을 고려해 절반으로 감경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전 세계적으로 에어비앤비를 운영 및 총괄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지난 2021년 기준 에어비앤비 한국인 가입자(103만9938명)는 국내에서 운영 중인 숙박 중개 플랫폼 가운데 5위입니다. 숙박 시설을 등록한 호스트는 2만3240명에 달합니다.
배현정 공정위 시장감시국 전자거래감시팀장은 "이번 조치는 해외사업자라도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 전자상거래법 상 의무를 준수하도록 해 소비자 피해 분쟁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외 사업자 차별 없이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를 감시하고 법 위반 사항에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에어비앤비는 지난 2017년에도 불공정약관이 문제된 바 있습니다. 당시 에어비앤비는 한국 소비자에게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도록 한 약관을 방치, 검찰 고발됐습니다.
세종=백승은 기자 100win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