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채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종섭 호주 대사에 대한 소환조사는 당분간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공수처는 22일 "수사팀은 해당 사건의 압수물 등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및 자료 분석 작업이 종료되지 않은 점,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사건관계인(이종섭 호주대사)에 대한 소환조사는 당분간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수사팀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대한 수사에 전력을 기울인 뒤 수사 진행 정도 등에 대한 검토 및 평가, 변호인과의 협의 절차를 거쳐 해당 사건관계인에게 소환조사 일시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이 대사 뿐만 아니라 여야 모두 공수처에 즉각적인 소환조사를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당장 이 대사를 소환하자니 유의미한 조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소환 시점을 늦추자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당한 출국금지를 이어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공수처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대사는 해병대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이첩된 해병대 수사단 수사 기록을 회수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당했습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이대사 측 "납득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이 대사 측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사의 변호인 김재훈 변호사는 이날 "출금을 몇차례 연장하고 출금 해제에 반대의견까지 냈다고 하던데 소환조사 준비가 아직도 안 돼 있다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김 변호사는 "당분간 소환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기사를 보고 알게 됐고, 변호인과 사전 협의가 없어 당황스럽다"며 "출금과 해제반대에 무슨 특별한 이유나 배경이 있었던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군에 수사권이 없어 수사외압 자체가 성립되지 않고, 고발장 자체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인데 유감스럽다"며 "조만간 관련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