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차기 의협 회장에 시선이 집중됩니다. 후보로 나온 5명 가운데 4명이 '강경파'로 분류되고 있어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은 강화될 전망입니다.
22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전자투표로 차기 회장을 선출하고 있습니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득표 후보 2명을 놓고 25~26일 결선 투표를 진행해 늦어도 26일이면 당선인이 확정됩니다.
전자투표 가능 유권자는 5만681명입니다. 22일 오전 9시까지 누적 투표율은 62.5%로 역대 최고 투표율 기록을 깼습니다.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치러지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 선거 포스터가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차기 회장, 의료계 위기 극복 구심점
차기 회장 후보는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박인숙 전 국회의원, 정은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 대표 등 5명입니다.
차기 의협 회장은 현재 대표성의 한계를 지닌 비대위 체제를 탈피해 의료계 유일한 법정단체로서 의료계 위기 극복에 증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온건파인 정 대표를 제외한 다른 모든 후보는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대정부 투쟁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박 회장과 주 위원장, 임 회장 등 3명의 후보는 의료계 집단행동을 방조·교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명하(왼쪽부터 기호순), 주수호, 임현택, 박인숙, 정운용 후보. (사진=뉴시스)
후보들 "총파업, 개원의 집단휴진"
각 후보들은 의료계 총파업, 개원의 집단휴진 등 구호를 꺼내들며 회장 취임시 대정부 투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임 회장은 “일단 하루 총파업부터 시작할 계획임을 알려드린다”며 “정부의 폭거에 더 이상 끌려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 회장은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강행한다하더라도 저희는 막아내야 될 책임이 있다”며 “전공의, 학생들 또 개원가가 모두 참여하는, 단기간의 투쟁이 아니라 1년 이상을 끌고 가는 투쟁에 돌입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주 위원장은 “이번 투쟁이 마지막 투쟁이다. 이번 투쟁에서 우리가 정부가 얘기하고 있는 2천명 의대정원 증원과 4대 그 필수의료 패키지를 막지 못하면은 절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 전 의원은 “전공의와 의대생은 물론 최후의 보류인 개원의, 교수, 봉직의 이들도 모두 개별 사직할 것”이라며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유도한 의료 대란을 멈출 때까지 사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만, 정 대표는 “지금 방식의 의대 정원은 한국의료 위기를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하루 빨리 협상이 시작되고 복귀해서 진료를 재개하고 학생들과 전공의도 최대한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게 필요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다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