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 들어 대표적 ‘저PBR주(주가순자산비율)’ 업종으로 꼽히는 철강주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철강 수요 위축과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서도 철강기업들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습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전일까지 코스피 철강금속지수는 15.28% 하락하며 코스피 업종 지수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95% 상승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 평균을 크게 밑도는 수치입니다.
철강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PBR 1배 미만으로 대표적인 저PBR주에 속합니다. POSCO홀딩스의 PBR이 0.56배에 불과하며, 현대제철(0.22배), 세아제강지주(0.51배), 고려제강(0.31배) 등 대부분이 PBR 1배 미만에 형성돼 있습니다.
저PBR주 열풍 속에서 철강기업들이 힘을 받지 못한 것은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중국이 경기 부진으로 철강제품을 해외 시장에 풀면서 중국산 저가제품이 유입된 데다, 국내 건설 경기까지 부진해 수요도 줄었습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철근의 국내 유통가격은 톤당 7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열연과 냉연 유통가격도 18.1%, 8.7% 하락했습니다. 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재고는 쌓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기준 중국 철근 유통재고는 1347만톤으로 전년 대비 12.5% 늘었습니다. 열연과 냉연은 각각 26.1%, 19.7% 증가했습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철강수요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인프라 투자 감소로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철강사들의 감산을 유도하고 있으나 업황 개선까진 시간이 필요할 전망입니다. 철광석 등 원료가격 하락으로 중국 철강사들의 가동률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초부터 지속된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중국 업체들이 감산 강도를 높이지 않을 수 있다”며 “중국이 전방위적 감산을 하지 않는 이상 중국 수입에 대한 부담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철강 업황 둔화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가에서도 주요 철강기업들의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신한투자증권은 현대제철과 고려아연, POSCO홀딩스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하나증권, 삼성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POSCO홀딩스와 현대제철 목표가를 유지했지만 1분기 실적 부진을 예상했습니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가격 하락은 오히려 중국 기업들의 수출 증가와 추가 가격 인하를 선택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며 “POSCO홀딩스의 실적 회복 속도조절은 불가피해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을 추천한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제철 전기로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