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가 사측에 임금 및 단체협상 요청 서한을 세 차례나 보냈지만 불발됐습니다. 노조는 노조법 위반이라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한편, 사측은 3개의 개별 노조가 구성돼 있는 만큼 교섭위원들의 일정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8일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는 지난 5일까지 임단협 상견례 촉구 회신을 요청했지만 사측으로부터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15일과 1일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복수노조 체제를 채택한 SK하이닉스는 민주노총 산하 기술 사무직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의 이천 생산직 노조와 청주 생산직 노조와 개별로 임금협상을 진행합니다.
기술사무직 노조는 이천, 청주 생산직 노조와 임금 협상이 타결되기 전 임단협을 마무리 하기 위해 상견례를 요청한 것이지만 사측이 거절하고 있는 것입니다. 통상 이천과 청주 생산직 노조는 매년 5~6월 임단협을 여는데요. 사측이 생산직 노조와의 임금 협상이 타결되면 기술사무직 노조도 이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협의됩니다. 이 때문에 생산직 노조보다 앞서 먼저 협의를 하기 위해 요청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SK하이닉스 노동자는 이천과 청주에 각각 공장을 두고 분당에는 개발 부서를 포함한 행정사무 부서가 밀집해 있습니다. SK하이닉스 노동자는 총 3만1600명으로, 이 가운데 기술사무직이 1만6600명으로 근무하는 4급(대졸자 신입) 이상 기술사무직 직원들이 중심입니다.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이 각각 9100명, 5300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술사무직 노조는 사측의 상견례 거절을 노조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조법 제81조 제1항 제3호에 정당한 이유 없이 임단협을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로 자칫 부당노동행위로 비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기술사무직 노조 관계자는 "추후에도 거부할 경우 쟁의행위와 관련해 노동부에 접수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사측은 SK하이닉스 노조가 3개로 나뉘어 개별 협상이 이뤄지는 만큼 모두 시기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교섭위원들의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상황이어서 검토 후 회신 예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노사의 임금협상이 본격적으로 개시되는 가운데 임금인상률과 복지 등 근로조건 개선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매년 임금인상률 등을 놓고 노사 간 입장 차가 컸던 만큼 올해도 양측이 간극을 줄이기까지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