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골드바"…재테크 플랫폼 떠오른 편의점

재테크 관심 많은 20·30세대 겨냥 이색 상품 속속 출시
이마트24는 '비트코인 도시락', CU·GS25는 골드바 판매
차별화된 경쟁력 갖추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

입력 : 2024-05-13 오후 3:18:1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편의점 업계가 20·30세대를 겨냥한 재테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업계는 비트코인과 같이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을 비롯해 높은 환금성을 지닌 골드바까지, 이색 재테크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는 추세인데요.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재테크에 대한 젊은 수요층의 관심이 높아지자, 편의점 업체들은 특유의 접근성을 무기로 이들 수요층을 공략하는데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입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과 손잡고 이달 31일까지 '비트코인 도시락'을 판매합니다. 가격이 5900원이 비트코인 도시락에는 최대 3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동봉돼 있습니다. 소비자는 동봉된 쿠폰 QR 코드를 통해 빗썸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 쿠폰 번호를 입력하고 고객 확인 완료 및 문자메시지(SMS) 수신 동의를 하면, 1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등록은 1인 1회만 가능합니다.
 
또 NH농협은행 계좌 미 연결 이용자는 2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최대 3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비트코인은 매주 화요일에 계좌로 6월 15일까지 지급됩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젊은 고객층이 가상자산은 물론 다양한 재테크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당사는 업계 최초로 신개념 도시락을 선보여 고객들이 이마트24를 방문케 하고, 빗썸은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편의점 업계는 '금테크족'을 위한 골드바 판매에도 적극 나서는 상황입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면서, 금이 안전자산으로의 가치가 높아지는 데 따른 조치인데요. 지난달 CU는 한국조폐공사와 함께 카드형 골드바 10종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특히 1g 골드 상품은 판매 시작 이틀 만에, 1.87g 상품은 보름 만에 판매가 완료되기도 했습니다. 0.5g 상품은 7만7000원, 1g 상품은 11만3000원, 1.87g 상품은 22만5000원 정찰제로 출시했는데, 금값 시세가 더 올라 판매에 속도가 붙었다는 것이 CU 측 설명입니다.
 
또 GS25는 현재 전국 30개 점포에서 순금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순금 자판기에서는 0.5g, 1g, 1돈, 3돈, 10돈짜리 골드바 등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올해 3월까지 GS25의 금 판매액은 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상승했습니다. 금 자판기 구매자 중 20·30대 비중은 52%로 전체 절반을 넘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편의점은 오프라인 채널 중 가장 뛰어난 고객 접근성을 갖추고 있고 젊은 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은 채널"이라며 "이를 토대로 비트코인, 골드바 판매 등 보다 공격적이고 실험적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편으로는 편의점 업계 자체가 많은 점포들로 인해 점차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포화 상태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치열한 움직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마트24에서 한 모델이 이달 31일까지 한시 출시되는 '비트코인 도시락' 두 팩을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이마트24)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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