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체질개선 난항…건전성 되레 악화

시중은행 전환 앞두고 여신 확대
비은행 계열 PF 부담 지속

입력 : 2024-05-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DGB대구은행이 가까스로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았지만,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체율이 오르고 자본비율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대구·경북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출 부실 우려마저 커졌습니다. 
 
DGB금융 지원 기대 못해
 
(그래픽=뉴스토마토)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대구은행의 원화대출금은 55조5744억원으로 전년동기(50조5244억원) 대비 9.1% 성장했습니다. 가계대출이 17조4655억원에서 20조4489억원으로 늘었고, 기업대출도 32조1580억원에서 34조1277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시준은행 전환에 앞서 외형성장에 나선 영향이지만, 질은 악화했습니다. 대구은행은 올들어 고정이하여신과 연체율 모두 상승했습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작년말 0.65%에서 올 1분기 0.72%로 전분기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40%에서 0.93%로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구은행의 2023년말 개인신용대출 비중은 4.1%로 일반은행 평균(8.6%) 대비 낮지만, 1개월 이상 연체율이 1.4%로 2022년말(0.8%) 대비 증가했습니다. 개인사업자대출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9%로 2022년말(0.6%) 대비 0.3%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최성신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가계 및 개인신용대출 연체율 증가로 인한 자산건전성 하방압력이 존재한다”면서 “개인신용대출 및 개인사업자대출 연채율이 증가해 취약차주 중심 채무상환능력 저하 여부 모니터링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여신 확대로 자본비율도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2분기 기준 14.01%였던 대구은행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작년 말 13.59%로 하락했으며, 올 1분기에도 0.08%p 내린 13.51%를 기록했습니다. 부산은행(14.91%)과 광주은행(15.37%) 등 다른 지방은행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본격적인 여신 확대에 나서기 위해선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지주사의 지원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대구은행이 DGB금융 계열 실질적인 지원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올 1분기 DGB금융지주(139130)의 CET1 비율은 11.07%이며, 대구은행의 순이익은 1195억원으로 DGB금융그룹 순이익(1129억원) 규모를 상회합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지주의 1분기 CET1 비율이 전년 말 대비 0.16%포인트 하락했는데, 시중은행 전환으로 가계대출 비중을 확대한 것이 영향을 줬다”며 “올해 은행과 비은행의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RWA) 재분배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비은행 계열 수익성 악화 지속
 
(그래픽=뉴스토마토)
 
DGB금융 내 대구은행 의존도는 시중은행 전환 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고금리가 장기화 하면서 주력 비은행 계열사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입니다. 고금리 환경은 주력 자회사인 은행의 이익창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캐피탈·증권 등 비은행 자회사의 영업환경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최 연구원은 “주력 비은행 자회사인 하이투자증권·DGB캐피탈에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자산건전성 저하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실적에 부담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대구은행의 총여신 대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은 4.9%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력 비은행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실적 부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건설사들의 미분양 등 부실 정도도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작년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자기자본의 약 81%를 차지합니다. 이는 업계 평균 추정치(33%)의 2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세부적으로 브릿지론 규모가 약 5400억원으로 중·후순위 비중이 약 76%이며, 본PF(3600억원) 역시 중·후순위 비중이 78%에 달합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PF 충당금으로 365억원을 쌓으며 49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2022년 1120억원, 2023년 1324억원의 부동산 PF관련 충당금을 적립했습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PF 리스크와 충담금 부담이 이어지면서 올 1분기 DGB금융지주의 실적은 국내 상장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1분기 DGB금융의 지배주주순이익은 1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하락했습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손비용률, 부실채권(NPL) 비율, 연체율 등 주요 건전성 지표가 악화 추세로 사측은 연내 PF 부실 사업장에 대한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며 “향후 증권 중심의 비은행 계열사 추가 충당금 전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보통주자본비율(11.07%)은 상장은행 중 가장 낮은 수치로 타행들과 달리 분기·중간배당, 자사주 추가 매입 가능성 등이 불투명하다”면서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여수신 기반 확대는 긍정적이나 동시에 자본비율 하방 압력도 커져 시중은행 전환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증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DGB대구은행 본점.(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