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은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수사 지휘부가 교체되자,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할 "특검이 더 필요해졌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성난 민심을 더욱 자극한 모양새입니다. "검찰 수사에 맡겨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초반에 그쳤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22대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21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3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6.7%는 '이번 검찰 인사를 계기로 김 여사 의혹 관련 특검법 추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검찰 수사를 믿기 어려워져 특검이 더 필요해졌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31.4%는 "특검 추진을 중단하고 검찰 수사에 맡겨야 한다"고 했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11.8%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5.9%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며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습니다. 다만, 야권의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에 대해선 강한 어조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정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불쾌감도 드러냈습니다. 이어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그냥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니냐"며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13일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김 여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지휘부를 전면 교체했습니다. 야권은 즉각 "방탄용 물갈이"로 받아치는 동시에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김건희 특검법' 재발의를 예고했습니다. '김건희 특검법'은 지난해 12월28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과 함께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부로 법안이 이송된 다음 날인 지난 1월5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2월29일 국회에서 최종 부결되면서 특검법은 폐기됐습니다.
성난 민심 자극…PK 절반 이상 "김건희 특검 더 필요해져"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50대 이하까지는 "특검이 더 필요해졌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20대 '특검 더 필요해져' 48.3% 대 '검찰 수사 맡겨야' 22.8%, 30대 '특검 더 필요해져' 63.3% 대 '검찰 수사 맡겨야' 26.1%, 40대 '특검 더 필요해져' 76.9% 대 '검찰 수사 맡겨야' 17.5%, 50대 '특검 더 필요해져' 67.3% 대 '검찰 수사 맡겨야' 28.0%였습니다. 다만, 20대의 경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28.8%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70세 이상에선 '검찰 수사 맡겨야' 49.2% 대 '특검 더 필요해져' 32.9%로, "검찰 수사에 맡겨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가량 됐습니다. 60대에선 '검찰 수사 맡겨야' 47.2% 대 '특검 더 필요해져' 46.0%로, 특검 추진 여부에 대한 의견이 양분됐습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충청, 호남, 부산·울산·경남(PK) 등에서 "특검이 더 필요해졌다"는 응답이 우세했습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조차 '특검 더 필요해져' 56.4% 대 '검찰 수사 맡겨야' 32.8%로, 절반 이상이 "특검이 더 필요해졌다"고 바라봤습니다. 이외 서울 '특검 더 필요해져' 59.3% 대 '검찰 수사 맡겨야' 29.1%, 경기·인천 '특검 더 필요해져' 59.6% 대 '검찰 수사 맡겨야' 28.4%, 대전·충청·세종 '특검 더 필요해져' 51.7% 대 '검찰 수사 맡겨야' 35.6%, 광주·전라 '특검 더 필요해져' 66.8% 대 '검찰 수사 맡겨야' 22.4%, 강원·제주 '특검 더 필요해져' 48.6% 대 '검찰 수사 맡겨야' 34.9%였습니다.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경북(TK)의 경우 '검찰 수사 맡겨야' 46.9% 대 '특검 더 필요해져' 42.0%로, 두 응답이 팽팽했습니다.
지난 1월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1회국회(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의 건 추가 상정이 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도층 61.1% "특검 더 필요해져"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 60% 이상이 "특검이 더 필요해졌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중도층 '특검 더 필요해져' 61.1% 대 '검찰 수사 맡겨야' 25.9%였습니다. 보수층 '검찰 수사 맡겨야' 56.2% 대 '특검 수사 더 필요해져' 31.1%, 진보층 '특검 수사 더 필요해져' 79.0% 대 '검찰 수사 맡겨야' 12.1%로, 진영별로 차이가 있었습니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 '검찰 수사 맡겨야' 80.2% 대 '특검 수사 더 필요해져' 6.2%, 민주당 지지층 '특검 수사 더 필요해져' 88.8% 대 '검찰 수사 맡겨야' 5.5%로, '김건희 특검법' 추진에 대한 의견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4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