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일명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 부결로 큰 고비를 넘겼지만 4·10 총선 이후 7주째 지지율 고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권 심판'이라는 민심의 회초리를 맞은 직후 집권 후 '첫 영수회담'과 1년 9개월 만의 '기자회견'까지 열며 반전을 모색했지만 효과는 없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등 전통적 보수층마저 윤 대통령을 외면하면서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평가가 4·10 총선 이후 7주째 '횡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0% 중반∼30% 초반 '횡보'
28일 본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3곳(한국 갤럽·리얼미터·미디어토마토)이 조사한 4월 3주차~5월 4주차까지 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긍정평가는 7주째 반등하지 못한 채 20%대 중반에서 30%초반을 기록하며 '횡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곳의 조사를 3월 4주차까지 넓혀서 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10 총선을 계기로 꺾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월 29일 공표된 '한국갤럽'의 3월 4주차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34%였는데요. 총선 이후인 4월 3주차 조사(4월 19일 공표,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23%로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이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최저 지지율이기도 합니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추이는 같습니다. 3월 26일 공표된 3월 4주차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32.5%를 기록했는데, 총선 직후인 4월 3주차 조사(4월 16일 공표,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에서 26.3%로 떨어졌습니다.
총선을 계기로 '정권 심판'에 대한 민심이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윤 대통령 지지율도 폭락한 셈인데요. 문제는 7주째 반등하지 못하고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조사해 지난 27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4월 2주차에 32.6%를 기록한 뒤로 4월 4주차 30.2%, 5월 2주차 30.6%, 5월 4주차 30.3%로 30%대 초반에 머물러 있습니다. 같은 조사기관의 총선 직전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중반을 기록했던 것과 대비됩니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이후 참모들을 모아놓고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지난달 2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취임 이후 첫 영수회담을 가졌고, 취임 2주년을 맞아 1년 9개월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기자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또 정진석 비서실장 지명 발표 때도 직접 언론 앞에 섰고, 지난 24일에는 출입 기자단과 '김치찌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집권 2년 동안 쌓인 '불통' 이미지를 벗고 '소통' 행보에 나선 건데, 지지율 반등은 나타나지 않은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TK·PK 마저 '외면'…'고립무원' 지속
윤 대통령 지지율 고전의 원인은 지지층의 외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총선 직후 조사인 '미디어토마토' 4월 3주차 조사를 지역별로 보면 TK 긍정 39.7% 대 부정 56.4%, PK 긍정 31.3% 대 부정 65.6%로 입니다. 전통적 보수 지지층인 TK와 PK 모두에서 부정이 긍정보다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정치성향별 조사에서도 보수층은 긍정 46.2% 대 부정 50.6%로 직전 조사보다 부정평가 응답이 22.3%포인트나 상승했습니다.
이달 24일 공표된 '한국갤럽'의 5월 4주차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PK 지지율은 긍정 29% 대 부정 60%, TK 지지율은 긍정 38% 대 부정 53%를 기록했습니다. 정권 심판을 넘어 보수층의 외면까지 이어지면서 '고립무원'이 지속되는 셈입니다. (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날 채상병 특검법 부결로 윤 대통령이 악재를 하나 털어내긴 했지만, 지지율 반전을 모색할 만한 출구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총선 패배 후 국정 기조가 바뀌거나 여당이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며, 계속해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이었던 30% 초중반 지지율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무너졌는데 윤석열정부에서도 온건 보수와 합리적 보수까지 떠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