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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품질 보증(QA) 관련 사업과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 분사를 앞두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분사를 통해 4000명 중반대로 인원을 감축하고 경영 효율화에 나설 전망이다. 아울러 대표 캐시카우인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줄어든 실적과 현금창출력을 되살리기 위해 글로벌 시장 확장에 뛰어들고 신작 10종을 내세울 방침이다.
(좌측부터) 김진섭 엔씨큐에이 대표 내정자, 이재진 엔씨아이디에스 대표 내정자 (사진=엔씨소프트)
QA사업·소프트웨어 통합 사업 분사해 본사 인원 감축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오는 10월1일 2개의 비상장법인을 신설해 회사를 분할하겠다고 공시했다. '엔씨큐에이(NC QA COMPANY, 가칭)'는 품질 보증(QA) 서비스 사업부문으로 '엔씨아이디에스(NC IDS COMPANY, 가칭)'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사업부문으로 세분화될 전망이다. 8월1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견이 없다면 분사는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엔씨큐에이는 기존 엔씨 QA센터를 그대로 분사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서비스 및 기타 관련 사업,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 정보 기술 및 컴퓨터 운영 관련 서비스 등 사업 영역을 전개한다. 엔씨소프트는 엔씨큐에이에 자산 79억원, 부채 19억원, 자본 60억원을 이전할 계획이다. 기존 김진섭 엔씨 QA센터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엔씨아이디에스는 기존 IT인프라실, 유저 그로스 플랫폼 센터와 비즈 솔루션 센터 등을 통합해 분사한 회사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을 비롯해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구축,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등 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자산 93억원, 부채 23억원, 자본 70억원을 이전할 방침이다. 새로운 대표이사로는 최근 영입한 이재진 전 웅진 씽크빅 대표가 내정됐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분사로 목표 인원으로 감축을 달성하고 비용 효율화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엔씨소프트의 인원은 5023명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말까지 4000명대 중반으로 줄이겠다고 언급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신설 법인으로 이동하는 인력은 총 360여명이다. 엔씨소프트 본사의 인원은 권고사직, 분사, 자연 퇴사 등을 통해 4000명대 중반대로 감축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엔씨(NC)는 각 사업부문 별로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 위해 분사를 진행했다"라며 " 전문화된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고도화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감소에 현금창출력 약화…신작으로 타개할까
엔씨소프트가 이처럼 분사에 나선 것은 최근 영업실적 악화에 따른 경영 효율화 전략인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악화됐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올 하반기부터 2025년까지 신작 10종을 출시하고 글로벌 확장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대표 캐시카우이던 리니지가 점차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를 모두 합한 매출은 올해 1분기 243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2527억원보다 3.48% 감소했다. '쓰론앤리버티(TL)'도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은 397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매출 4788억원보다 16.89% 줄었다.
인건비가 늘면서 비용 부담은 확대됐다. 급여는 2022년 7171억원에서 지난해 669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판매비와관리비 대비 급여 비율은 35.63%에서 40.78%로 증가했다. 판관비는 2022년 2조128억원에서 지난해 1조6425억원으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급여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3911억에서 2022년 736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다시 1399억원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이 2022년 8448억원에서 지난해 1902억원으로 급감한 것이 주요했다.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FCF)은 1045억원, 4863억원, 225억원으로 약화됐다. 실제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3652억원에서 올 1분기 2338억원으로 축소됐다. 단기금융상품 포함해도 현금성자산은 1.5조원에서 1.3조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기존 지식재산권(IP)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신작 IP를 발굴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TL은 아마존게임즈와 협력해 9월17일 글로벌 론칭을 앞두고 있다. 리니지2M은 동남아 기업과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해 진출할 방침이다. 신작으로는 '택탄', '아이온2', 'LLL' 등을 2025년에 출시할 수 있도록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엔씨소프트는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10종의 신작을 출시할 계획이다. 27일 얼리 액세스 출시를 앞둔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를 시작으로 하반기 스위칭 RPG '호연과 기존 IP를 활용한 신규 장르 게임도 준비 중"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신작이 집중되어 있어 지난해에 비해 상승 여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