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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7일 17:2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석유화학업계의 부정적인 수급환경이 지속되면서
롯데케미칼(011170)이 2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앞서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실적 개선을 목표했으나, 여전히 기초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이 커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대규모 투자로 인해 확대된 재무부담도 단기간 내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 본사가 위치한 잠실 롯데타워.(사진=롯데케미칼)
27일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신평은 업황 부진 장기화에 따른 영업적자 지속, 대규모 투자 누적으로 확대된 재무부담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1353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53억원)와 비교해 대폭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영업손실 7626억원이 발생한 이후 지난해(3477억원) 완화되는 듯했으나, 올해 적자 폭은 개선되지 못했다.
이는 석유화학업계에 부정적인 수급환경이 지속된 영향이 컸다. 현재 고유가 기조와 중국발 증설 부담 심화, 전방 수요 침체 등에 따라 불황이 2년 이상 진행되고 있다. 이에 롯데케미칼의 주력 제품에 대한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5조861억원이다. 장기간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분기 매출액(5조411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비용은 확대되면서 적자 폭은 확대됐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축소하고, 정밀화학·동박·수소 등 신규 사업을 육성하는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초화학 부문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사업다각화 효과를 보지 못한 상태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실적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재무부담도 가중됐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를 인수하기 위해 2조7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NCC 건설에도 총 5조원을 쏟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2021년 말 3000억원 수준이던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은 올해 1분기 말까지 6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순차입금/EBITDA도 0.1배에서 8.8배까지 증가했으며, 현재 차입금의존도도 31.1%에 달하면서 적정 기준(30%이하)을 넘어섰다.
한신평은 투자 부담이 계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인도네시아 NCC 건설에 대한 잔여 투자 자금 1조원을 포함해 자본적지출(CAPEX)이 약 2조5000억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기부양책 시행 등에 힘입어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수년간 누적된 글로벌 공급 부담이 여전히 스프레드 개선을 지연시키고 있어 기초소재 부문 수익성은 저조한 수준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일부 한계사업 정리 과정에서 지분 매각 등에 따른 자금 유입 가능성이 있으나, 지속적인 투자 자금 소요와 영업 현금창출력 약세를 감안하면 자금수지 안정화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평가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