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정부가 순차 재건축에 돌입하는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정비사업에 대한 밑그림을 공개했습니다. 1980년대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된 1기 신도시는 30년이 지난 탓에 노후화부터 교통 및 인프라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정부가 내놓은 이번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방침에는 용적률을 상향해 공급을 확대하고 이주공간·금융비용 등 이주대책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습니다.
중동 216%→350%·산본207%→330%…용적률↑
국토교통부는 13일 서울에서 국토부-경기도-1기 신도시 각 지자체가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협의체는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방침(안)을 공유하고, 중동 및 산본 신도시의 기본계획(안) 등 도시정비 비전과 전략, 이주대책·광역교통 등 준비상황을 점검했습니다.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에 따라 마련된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방침은 국토부 장관이 10년 단위로 수립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인데요. 이번 방침은 특별법 시행 이후 최초 수립된 전국 노후계획도시 기본계획 수립의 가이드라인입니다.
정부는 선 공급확대와 후 이주수요 관리를 통해 노후계획도시정비 속도를 높여 오는 2027년 첫 착공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한다는 방침입니다.
우선 1기 신도시 중 중동 신도시의 경우 현재 평균 용적률은 216%인데요. 350%로 상향해 2.4만호를 추가 공급합니다. 산본의 경우 207%에서 330%로 용적률을 상향해 1.6만호를 추가 공급합니다. 안양시는 평촌 신도시 기본계획을 8월 말에, 이후 성남시(분당)·고양시(일산)가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입니다.
1기 신도시의 용적률을 상향해 1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인데요. 국토부는 1기 신도시 정비를 통해 오는 2029년까지 인허가 8.8만호, 착공 4.6만호를 추진(선도지구 11월 선정→26년 사업시행계획 인가 등)합니다. 이를 통해 총 10만호 이상의 추가공급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밖에 사업시행과 관리처분계획을 동시에 수립하고 조합설립 동의요건도 75%에서 70%로 완화합니다. 공공관리인 도입, 분쟁 신속 조정 등의 공공지원 방안도 노후계획도시에 적용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할 예정입니다.
(이미지=뉴시스)
영구임대 재건축…이주비·이주공간도 대여
국토부는 지난 6~7월 1기 신도시 주민들이 원하는 이주계획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조사 결과 1기 신도시 주민 대다수(83.3%)가 해당 지자체 권역 내 저렴한 이주주택에 거주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주주택 입주 희망자(74.7%) 중 68.5%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인근 지역에 보유한 공공임대 주택에 입주하기를 희망했는데요. 지불가능한 임대료 수준은 주변 시세 대비 평균 76% 수준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국토부는 해당 권역 내 가능한 최고 수준의 이주주택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신규 유휴부지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영구임대 재건축, 이주금융 지원을 추진합니다.
이주주택은 공공·민간, 분양·임대주택 등 다양한 유형으로 공급할 계획인데요. 분양주택의 경우 서울 송파구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처럼 이주주택으로 활용 후 리모델링해 분양하는 방법도 검토 중입니다.
1기 신도시 내 영구임대는 총 13개 단지 1.4만호 규모로, 도심에 위치해 입지가 우수하며, 밀도가 낮아 신규 주택(임대·분양)공급에 유리한데요. 영구임대 입주민이 기존 생활권을 벗어나지 않도록 신규 임대주택 재입주를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주비 및 전세대출의 문턱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이주 금융지원도 추진합니다. 8·8 부동산 대책에 따라 주택연금 개별인출 목적과 한도가 확대(분담금 납부 허용, 한도 50%→70%)돼 분담금 납부여력이 부족한 고령자의 부담이 낮아졌는데요.
사업 단계별 맞춤형 보증상품도 마련해 이주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미래도시펀드가 출자한 '이주지원리츠'에서 이주비·이주공간 대여 등도 지원합니다.
정우진 국토부 도시정비기획단장은 "전국 111개 노후계획도시가 기본계획 수립 및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작업을 본격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광역교통 및 이주대책의 기본방향이 차질없이 작동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 일대 빌라, 아파트 단지(사진=뉴시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