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티몬·위메프 사태로 여행사가 어려움을 겪자 항공사들이 취소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으나 일부 항공권에 대해서는 취소수수료가 면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일부 항공사들이 티몬·위메프 사태로 물게 된 항공권 취소수수료를 면제해 주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성수기에 대비해 여행사가 미리 확보해 둔 좌석의 경우 수수료 면제가 되지 않아 8월 이후 감내해야 할 수수료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모든 항공권에 대한 취소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줄 알았다. 알고봤더니 전세기와 하드블록은 제외였다"며 "하드블록 구매 비중이 높은 여행사들은 취소 항공권을 100% 물어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행사들은 항공사로부터 하드블록과 소프트블록 방식으로 항공권을 구매하는데요. 하드블록은 여행사가 패키지 상품용으로 좌석을 선점해 두는 방식입니다. 한 번 구매하면 반납이 불가능한 방식인데 명절과 성수기에 좌석을 확보하려면 여행사는 이 방식을 사용하게 됩니다. 소프트블록은 실제 명단을 갖고 자리를 받는 방식인데요. 즉, 선판매 후 요청을 하는 방식이어서 구매와 반납이 가능합니다.
하드블록은 취소 시 수수료를 100% 물어내야 합니다. 여행사가 100% 사들이기 때문에 100% 소진하지 못하면 여행사 손실이 됩니다. 소프트블록은 계약 조건마다 취소수수료가 다른데 0%~50% 수준입니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들이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검은 우산 집회를 열고 피해자 구제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티몬·위메프로 여행상품을 판매한 여행사 중 일부 여행사들은 하드블록으로 구매한 항공권 판매 비중이 높아 피해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세기와 하드블록은 취소수수료를 고스란히 내야 하기 때문에 피해 구제가 어려워서입니다. 일부 여행사의 경우 티몬·위메프에 판매한 여행상품 중 하드블록 비중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8월 이후 출발 예정인 항공권들의 하드블록 비중은 절반 혹은 절반 이상"이라며 "앞으로 하드블록 취소수수료에 대한 이슈가 커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이달 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여행업계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여행사는 하드블록 취소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변화된 내용은 없습니다.
이에 대해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하드블록은 여행사에서 구매한 좌석에 한해 모든 조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공사에 의무가 없다. 애초에 판매구조 자체가 그렇다"며 "그래서 하드블록으로 계약할 때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여행사들은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티몬·위메프 판매 시와 동일한 조건으로 여행상품 재결제를 유도하고 있지만 재결제율은 여전히 50% 수준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