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권고사직과 분사 결정 이후 노조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3분기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습니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까지 권고사직을 진행한 데 이어, 8월 임시주총에서 엔씨QA·엔씨IDS 분사를 결정했습니다. 게임 품질 보증과 시스템 통합 분야를 나눈 겁니다. 분사 법인은 다음달 1일 출범합니다. 분사 법인으로 옮겨가는 인원은 3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 앞에 분사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독자 제공)
노조는 연초 사측이 '트릭스터M' 서비스 종료와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청산, 권고사직과 분사를 이어가자 고용 불안이 심해졌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사측이 7월 분사 설명회에서 고용 보장 약속을 문서로 남길 수 없다는 입장을 내면서 노조의 반발을 샀습니다.
이에 노조는 사측에 인력 감축과 분사에 앞서 모든 수단을 써 봤는지, 경영진은 어떤 책임을 졌는지 따져 물었는데요. 사측은 전체 임원의 20%를 줄이고 보수도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고용 불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지난 달 사측에 근로 환경과 근무조건, 보상과 복지 하락 방지, 고용 안정 보장을 골자로 한 요구사항을 보냈습니다. 이에 사측이 같은 달 말까지 주기로 한 입장을 이날 대면해서야 밝혔다는 게 노조 측 설명입니다. 사측 입장은 여전히 노조와 대립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조는 10일 사측과의 대화를 재개하는 한편 '모든 대응'을 예고해 뒀습니다.
최근 노조는 공지를 통해 "조합원 분들을 믿고 집회가 당연히 성공적으로 진행되리라 생각한다"며 "조합에서는 이번 분사가 끝이 아닐 것으로 판단해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대규모 집회부터 파업까지 제한 없는 단체행동을 암시한 겁니다.
송가람 전국 화학섬유식품산업 노조 엔씨소프트 지회장은 구체적인 집회 일정에 대해 "(사측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노사 간 줄다리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노조의 고용 안정 요구가 사측의 인건비 감축 기조와 대치되기 때문입니다. 고정성 인건비 감축 조치는 올해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취임 후 첫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