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대한항공이 지주사인 한진칼을 제외하고 항공 여객 운수업 중 유일하게 밸류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부의 밸류업 취지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기에 명단에 오른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대한항공의 주주 친화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지난 7월 8일 인천국제공항에 이륙하는 대한항공 뒤로 LCC 여객기가 주기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2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효율적인 경영과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배당 성향을 확대,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항공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엔데믹 당시 흑자로 전환한 이후 향후 3년, 즉 2025년까지 배당을 약속했다”고 전했는데요.
최근 대한항공은 적극적 주주환원을 바탕으로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밸류업 지수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와 투자유도를 위해 100개의 밸류업 리스트 구성 종목 및 선정기준이 발표됩니다.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 지수 명단의 선별 기준으로 수익성(당기순이익)과 시장평가(PBR), 시장대표성(시가총액), 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 자본효율성(ROE) 등 5가지가 꼽힙니다. 규모뿐만 아니라 해당 질적 요건을 충족한 100개 종목 중 산업재 부문에 20개 기업이 포함됐는데요. HMM,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한항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글로비스, 두산밥캣, 한국항공우주, 한진칼 등입니다.
이 중 여객 및 화물 운송을 주력 업종으로 삼고 있는 기업은 대한항공과 지주사인 한진칼 뿐인데요. 밸류업 명단에 편입되기 위한 PBR 순위는 산업군별 상위 50% 이내여야 합니다. 다만 항공 업계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확대 정책은 흔하게 사용되지 않는 전략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주식은 외부 요소에 워낙 취약해서 부가가치가 낮을 수 있기에 업계에서 주주 배당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주주 친화 정책을 강조해 온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 역시 주주환원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존의 ‘6월 30일 0시 현재의 주주에게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는 조항(제55조의2)을 ‘이사회 결의로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로 변경했는데요. 특정 날짜로 지정해 둔 배당 기준일 내용을 삭제하면서 중간배당을 더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럼에도 팬데믹 기간 쌓인 결손금을 모두 털어내야만 배당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데 이어 지난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하회한 상황입니다.
반면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엔데믹 사태 이후 항공 화물 수요의 꾸준한 회복 등을 바탕으로 지난 2023년, 4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로 배당을 재개했는데요. 대한항공은 배당을 재개하면서 “2025년까지 3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내에서 주주에게 환원하는 배당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