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본사 인건비 감축'을 위해 분사 법인을 결국 출범시켰지만 당분간 노사 간 긴장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분사 이후에도 권고사직이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노측은 새 법인의 임단협(임금·단체협상)을 준비하며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입니다.
10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달 2일 엔씨QA와 엔씨IDS를 출범했습니다. 게임 품질 보증과 시스템 통합 분야를 나눠 분사한 건데요. 분사 법인으로 옮겨진 직원은 360여명입니다.
분사 법인 소재지는 기존 판교 사무실이지만, 직원들은 2일부터 분사 사원증으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노사 협의에 따라 새 사원증으로도 본사 내 시설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사진=이범종 기자)
하지만 고용 불안 문제는 여전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입니다. 사측은 분사 폐업·매각·합병 시 기존 직원의 본사 복귀 가능 시한을 법인 출범 후 3년으로 정했습니다. 노조는 두 차례 집회를 열고 반발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5월까지 대대적으로 진행된 권고사직도 8월부터 규모를 줄여 재개됐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송가람 엔씨 노조(우주정복) 지회장은 "평상시 권고사직에 대한 조합원 상담 신청은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라며 "8월부터 일주일에 한 자리수로 관련 상담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급한 과제는 임단협입니다. 분사 법인이 출범한 이상, 직원들 처우가 본사와 달라지지 않아야 한다는 게 노조 입장인데요. 송 지회장은 "사측이 단체협약 승계를 해주지 않아, 두 법인에 대한 임단협 일정을 회사와 조율하고 있다"며 "분사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은 교섭을 통해 메꿔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분사 법인은 교섭 중심으로 다루고 권고사직 문제는 건별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박병무 공동대표가 본사 인건비 감축을 이유로 분사를 추진한 만큼, 향후 임단협은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엔씨소프트 노조는 지난해 4월 출범해, 8개월만인 12월에 첫 단체협약을 맺었습니다.
송 지회장은 "아직 임단협을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라 연말 연초까지 결론을 내긴 어렵겠다"면서도 "경험이 쌓인 만큼, 첫 협약처럼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