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K-로봇 현주소)②협동 로봇으로 세계시장 겨냥…투자와 지원 절실

코로나19 이후 업황 회복에 매출 성장세·캐즘은 '주의'
협동 로봇에 대기업 투자 연속·향후 국가적 지원 '필수'

입력 : 2024-10-2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6:0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로봇 산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이 융합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새로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세계 가전 박람회 IFA에서 가정용 AI 반려 로봇을 선보이는 등 로봇을 신사업으로 삼고 있다. 특히 최근 자동차, 2차전지,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협동 로봇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두산로보틱스(454910), 에브리봇(270660)·엔젤로보틱스(455900) 등은 산업용 협동 로봇이나 서비스용 로봇, 혹은 휴머노이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국내 로봇 기업들은 아직 성장 단계라 실질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갈 필요가 있다. 이에 <IB토마토>에서는 각 기업의 로봇 사업 현황과 향후 도전 과제를 살펴보고, 이들의 미래 사업 방향을 분석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산업 현장에서 로봇은 생산 효율성을 높여주는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전기·전자 분야에서 제조용 로봇은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코로나19 이후 제조업 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제조용 로봇 매출도 회복되면서 최근 들어 ‘협동 로봇(코봇, Cobot)’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기업들도 산업 현장에서 활약하는 협동 로봇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어 두산로보틱스(454910),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등 기업이 주목받게 됐다. 수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가운데 향후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국가적 지원이 확대될 전망이다. 
 
 
생산성 높이는 제조용 로봇업황 개선에 따라 매출 회복세 
 
지난 1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르면 연내로 로봇을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반도체를 비롯해 2차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4개 분야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돼 있는데, 정부가 이번에 로봇을 포함시킨다면 5개 업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로봇 산업이 첨단전략산업에 지정되면 법인세 감면 세제 혜택과 함께 기술 지원, 인허가에 대한 패스트트랙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반도체와 2차 전지 제조업에서 로봇 활용도가 높아지는 만큼 산업 현장에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제조용 로봇은 △자동차나 전기·전자 기기,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물품 혹은 반도체 웨이퍼 등을 이송 및 운반하는 로봇 △공작물 장착·탈착용 로봇 △용접이나 납땜용 로봇 △부품 조립·분해·접착 마킹 등 로봇 △측정·검사·시험용 로봇 등이 있다. 반도체 웨이퍼 위에 반도체를 꼽는 단순 노동을 하는 ‘칩 마운터’부터 사람과 함께 협동하며 작업 효율을 올려주는 ‘협동 로봇(코봇, Cobot)’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말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에서 발표한 ‘2022년 로봇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로봇 산업에는 제조업용 로봇, 전문 서비스용 로봇, 개인 서비스용 로봇, 로봇 부품 및 소프트웨어 총 4개 분야가 있는데 이중 제조업용 로봇 매출 규모가 가장 크다. 2022년 로봇 분야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제조업용 로봇 매출은 3조원으로 가장 많았는데, 로봇 부품·소프트웨어 매출은 2조원으로 뒤를 이었고, 전문 서비스용 로봇과 개인 서비스용 로봇 매출은 합쳐서 1조원에 불과했다. 
 
다만, 제조업용 로봇은 관련 산업 업황에 따라 사업체 수나 매출 지표가 달라졌다. 2018년 827개에 달하던 제조업용 로봇 사업체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2019년 525개로 줄었지만, 2022년 568개로 다시 증가했다. 제조업용 로봇 총 매출은 2018년 3조4202억원에서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2조9443억원으로 500억원 가량 줄더니, 2020년 2조8658억원으로 5년새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2021년 2조8740억원, 2022년 2조9747억원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도 나타나 매출 성장세는 다소 둔화됐다. 또한 2022년까지만 해도 이적재용 핸들링봇 매출 금액은 1조290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47.2%에 달했는데 향후에는 협동 로봇이 더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준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선임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제조업 로봇이 가장 많이 적용되는 산업 분야가 반도체 2차 전지 등 전기·전자나 자동차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기 전자와 자동차 산업 사이클에 따라서 로봇 산업도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라며 “최근에는 협동 로봇이라고 해서 사람과 같이 작업하는 로봇들이 각광받고 있어 향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2023년 로봇산업실태조사’는 올해 5월부터 8월경 실시됐으며 오는 11월에서 12월 이내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두산로보틱스)
 
협동 로봇 투자 '활발'·로봇 기업 지원 사업 확대 '전망'
 
최근 대기업은 반도체, 자동차, 전기·전자 제조업 현장에서 활약하는 ‘협동 로봇(코봇, Cobot)’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두산(000150) 계열사 두산로보틱스를 필두로, 삼성전자(005930)가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 LG전자(066570)가 투자한 로보스타(090360) 등은 국내외 협동 로봇 시장을 이끌고 있다. 산자부는 스타트업을 비롯한 중소형 로봇 기업들도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책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협동 로봇에서는 모회사 두산이 지분 68.2%를 보유한 두산로보틱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20년 협동로봇 모델 6개를 추가하면서 2021년 판매량 기준 글로벌 톱4 안에 들었다. LG전자는 제조용 로봇 기업 로보스타 지분 33.40%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로보스타는 직각좌표 로봇, 리니어 로봇 등 제조용 로봇과 무인이송로봇(AGV)·자율주행모바일로봇(AMR)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분 14.8%를 매입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외에도 국내 첫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국내 노동 가능 인구가 약 300여만명 감소할 것이고 10년 뒤에는 500만명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9조원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로봇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높은 원재료비와 로봇 전문 인건비, 연구개발비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사용성을 높인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아울러 수출 성장세는 다소 둔화된 가운데 수입 상승 폭은 보다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5년간 수출 매출은 2018년 8461억원에서 2022년 9327억원까지 10.24%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수입액은 2018년 3909억원에서 2022년 4582억원으로 17.22% 증가했다. 수출 금액이 규모 면에서는 수입액보다 2배 이상 앞서지만, 성장률은 수입액이 더 큰 것이다. 
 
이에 산자부는 국내 로봇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을 확대할 전만이다. 산자부는 이미 '제조로봇 선도보급 실증사업'을 통해 스타트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에 실증 비용의 50%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지난 2021년 ‘제조로봇 선도보급 실증사업’과 ‘제조로봇 플러스 사업’을 도입한 결과 제조기업의 생산성은 56.49%가 향상되고, 불량률은 58.83%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산자부 관계자는 "실증사업은 선정 평가를 공식적으로 거치고 난 이후에 자격이 있다고 확인이 된 기업 과제에 대해서 지원을 하고 있다"라며 "향후 로봇 관련 인재나 전문가를 육성하고 협력 생태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지원책을 늘려갈 방침이다. 로봇산업을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추진하는 등 구체적인 정책은 앞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조은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