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경기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마을 강변에서 군인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북한이 지난 8일붜 러시아 파병을 위해 대규모 특수부대 병력 이동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규모는 4개 여단인 1만 2000여명으로, 이미 1500명은 러시아 함정을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수부대 1500명 1차 이동…무기 지원도
18일 국가정보원은 "북한군의 동향을 밀착 감시하던 중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 및 호위함 3척이 해당 기간 북한 청진·함흥·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북한 특수부대 1500여명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 완료했고, 조만간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파병 규모에 대해서는 "북한이 특수부대 등 4개 여단, 총 1만2000명 규모 병력을 파병하기로 최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러시아 해군함대의 북한 해역 진입은 1990년 이후 처음인데, 최근에는 러시아 공군 소속 AN-124 등 대형 수송기도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을 수시로 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미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은 극동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하바롭스크·블라고베셴스크 등에 분산돼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으로,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전망입니다.
국정원은 "북한과 러시아를 오간 화물선에 선적됐던 컨테이너 규모를 감안하면 지금까지 122mm·152mm 포탄 등 총 800여만 발 이상이 러시아에 지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러시아 편에 서서 우크라이나와 맞서 싸울 병력 총 1만명가량을 준비 중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긴급 안보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참석자들은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이동 및 러시아에 대한 전쟁 지원 정보를 공유하고 러·북 군사 밀착이 군사물자의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이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 같은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러시아 고전 지역 배치 전망…"세계대전 첫 단계" 우려
18일(현지시간)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장은 "1만 1000명 규모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교육훈련 등 파병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준비 중이며, 오는 11월 1일까지 참전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약 2600명 규모의 북한군 선발대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급습 작전을 통해 일부를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본토 지역인데, 러시아군은 3개월째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상군을 대규모 파병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북한군 병력은 러시아군이 고전 중인 지역에 추가로 배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이미 전술 인력·장교들을 (러시아에 의해) 일시적으로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영토로 보냈다"며 "'두 번째 국가'가 전쟁에 참전하는 것은 아주 긴급한 문제이며 세계대전을 향한 첫 단계"라고 우려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