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년간 여론조사 위법 452건…고발 고작 15%

경고 78%로, 대다수 경징계…올해 총선서 위법행위 127건 '최다'

입력 : 2024-10-22 오후 5:23:14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최근 5년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의 제재 조치를 받은 여론조사 '왜곡·조작' 등 위법행위가 400건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법 행위에 대한 조치는 대부분 솜방망이 수준으로 약했습니다. 실제 경징계 수준인 '경고'는 무려 78.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중징계인 '고발' 조치가 진행된 것은 전체의 15.3%에 불과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끊이지 않는 여론조사 논란…이유는 '솜방망이' 처벌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여심위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4년 '여론조사 위반행위 조치내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여론조사 결과 위법 행위는 총 452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경고 등의 조치가 진행된 것은 35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고발 조치를 내린 것은 69건이었습니다. 이외 과태료 20건, 수사 의뢰 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위법 행위에 대한 조치 내역 비중을 살펴보면 경고(78.3%), 고발(15.3%), 과태료(4.4%), 수사 의뢰(2.0%)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여론조사 위법 행위가 이뤄졌던 선거는 올해 4월 국회의원선거(127건)였습니다. 상위 두 번째로 여론조사 위법 행위가 진행됐던 선거도 역시 국회의원선거였는데요. 2020년 4월 국회의원선거 때 총 117건의 위법 행위가 적발됐습니다. 다른 선거에 비해 국회의원선거 여론조사에서 고발 조치가 많이 진행됐습니다. 2020년 국회의원선거 당시 117건의 위법 행위 중 24건에 고발 조치가 이뤄졌고, 올해 국회의원선거 땐 127건의 위법 행위 중 29건에 고발 조치가 들어갔습니다.
 
국회의원선거의 경우 각 지역구별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기 때문에 여론조사 위법 행위에 따른 고발 조치도 다수 이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어 2022년 6월 지방선거 땐 107건의 위법 행위가 이뤄졌습니다. 같은 해 3월 실시됐던 대통령선거에선 58건의 위법 행위가 발견됐습니다. 대통령선거의 위법 행위 건수는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선거에 비교하면 대략 50건 정도 적었습니다.
 
주요 위반 내용들을 보면, 등록사항 위반·미등록 여론조사 공표, 공표 보도 시 준수사항 위반, 여론조사 시 준수사항 위반, 여론조사 결과 왜곡·조작, 거짓 중복 응답 지시·권유·유도 등이 있었습니다.
 
2020년 국회의원선거 땐 여론조사 시 준수사항 위반 건수가 26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2024년 국회의원선거 땐 등록사항 위반·미등록 여론조사 공표 29건, 거짓 중복 응답 지시·권유·유도 27건, 여론조사 결과 왜곡·조작 24건 순이었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 왜곡·조작 건수가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공표 보도 시 준수사항 위반, 여론조사 시 준수사항 위반 건수가 각각 20건, 19건이었습니다. 2022년 대선 땐 28건이 등록사항 위반·미등록 여론조사 공표로, 총 위법 행위 58건 가운데 절반에 달했습니다.
 
명태균발 게이트 핵심도 '여론조작'
 
특히 여론조사 왜곡·조작의 위법 행위가 발견됐음에도 고발보다는 경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대표적으로 2022년 대통령선거의 경우 총 8건의 왜곡·조작이 있었지만 이에 대한 고발 조치는 1건에 불과했습니다.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도 총 9건의 왜곡·조작이 발견됐지만, 이 중 3건에만 고발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명태균씨가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여론조사 방식을 개선할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 여심위에서도 선거 여론조사 사전신고를 의무화하기로 했고, 여론조사의 품질과 조사 기관의 등급을 평가·공개하는 품질평가위원회를 선거 전후에 운영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여심위는 최근 논란이 되는 당내 경선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문제에 대해선 별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왜곡을 막기 위해 미공표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공표용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가중값 등에 대한 규제를 동일하게 받도록 하는 방안과 조사 실시 신고 면제 대상을 축소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입니다.
 
여기에 여론조사 결과 위법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당장 최근 5년간 여론조사 결과 위법 행위에 대한 여심위의 조치가 주로 경고에 그쳤는데요. 고발과 수사 의뢰 등 중징계 조치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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