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대형 조선3사(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가운데 홀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사가 한달만에 교섭 재개에 들어섰습니다. 교섭 타결에 진전을 보인 상황입니다. 다만,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 노조)는 강도 높은 쟁의행위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23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교섭 재개는 이번주부터 회사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지난 21일 27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이번주에 실무교섭과 본교섭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조는 미리 계획됐던 파업을 진행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주 이전보다 일수와 시간 등 파업의 수위를 올렸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7시간 파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파업은 사업장 내 물류 거점 파업으로 실제 생산 등에 타격을 주는 방식입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교섭 재개가 어설프게 얕은 수작으로 시간벌기용이라면 일찌감치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라며 "재개된 교섭에서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8월 HD현대중공업에서 올해 임단협 교섭 난항으로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파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주 16~18일까지 3일 간 연속파업을 진행했습니다. 16~17일은 각각 4시간, 18일에는 7시간 파업으로 쟁의행위 강도를 점차 높였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20여차례 넘는 교섭을 진행했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1·2차 임단협 제시안을 모두 거절한 상태입니다. 노조 조합원들의 기대치에 한참 모자란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2차 제시안의 경우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지난달 5일 기본급 10만2000원(이하 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400만원 등을 골자로한 1차 제시안을 보냈지만 노조는 반려했습니다.
이후 노조가 압박성 파업의 빈도를 늘렸습니다. 이에 사측이 지난달 25일 2차 제시안을 새로 내놨지만 또 다시 거부당했습니다. 2차 제시안은 △기본급 12만2500원 인상 △격려금 400만원+상품권 30만원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신설 등으로, 기존 제시안 대비 처우가 좋아졌습니다.
두 차례 사측의 임단협 제시안이 거절된 이유는 노조 요구안과의 격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4월 올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임금피크제 폐기 등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