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하나은행, 달라진 부동산 전략…임대수익도 '쑥'

지난해 말 대비 투자부동산 증가세
영업용 자산, 투자부동산으로 변경

입력 : 2024-11-01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8:4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은행이 영업용 부동산 비중이 줄고 투자부동산 규모가 커졌다. 4대 시중은행 중 지난해부터 투자부동산 규모가 늘어난 곳은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증가 추이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4대 시중은행에서 가장 큰 규모로 투자부동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하나은행 본점 (사진=하나은행)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투자부동산 증가
 
29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6월 말 기준 투자부동산은 6815억700만원이다.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증가세다. 지난해 말 4대 시중은행의 투자부동산은 ▲국민은행 3474억8000만원 ▲신한은행 6251억2500만원 ▲우리은행 5925억2800만원 ▲하나은행 6755억2300만원이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3대 은행은 올해 6월 각각 ▲국민은행 3461억6100만원 ▲신한은행 6177억5000만원 ▲우리은행 5155억7500만원으로 규모를 줄였다. 큰 폭은 아니지만 비중도 줄었다. 가장 비중이 적은 국민은행의 경우 0.07%다. 반면 하나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투자부동산의 차지 비중은 두배에 가까운 0.13% 다.
 
투자부동산이란 기업이 임대 수익이나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다. 해당 자산 사용 목적이 변경되면 투자부동산에서 다른 계정으로 대체하거나, 다른 계정에서 투자 부동산으로 대체한다.
 
은행의 경우 보유한 토지와 건물을 점포 등 영업 목적으로 쓰다가 사용 목적을 전환한다면 회계상 투자부동산으로 대체되는 구조다. 은행의 경우 원가모형을 적용하기 때문에 사용 목적 변경에 따른 손익이 발생하지 않아 과목만 바꿔 처리한다. 이후 은행은 투자부동산을 처분하거나 사용을 통해 효익을 얻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재무제표상에서 제거하게 된다.
 
은행이 임대면적 규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지난 2016년 8월부터다. 은행은 2014년 12월 이전까지 부동산의 임대면적과 점포면적을 5:5로 맞춰야만 했다. 금융위가 본업에 소홀할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비율을 규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5년을 기점으로 비교적 규제가 완화됐다. 금융위는 임대 가능 면적 비율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이듬해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정안에는 은행의 업무용 부동산 임대면적 규제를 폐지하고 비업무용 부동산 임대를 가능케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금융위는 점포 폐쇄 후 임대도 처분기한을 1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고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해 처분 전까지 임대가 가능토록 했다. 담보로 취득한 비업무용 부동산의 경우에도 취득 후 임대가 가능해졌고, 처분 기간도 3년으로 늘렸다. 은행별로 경영전략에 따라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점포 운영을 가능하게 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투자부동산 증가로 임대수익도 성장세
 
금융당국의 의도 대로 은행권의 투자부동산 규모는 일정 기간 동안 증가했다. 지난 2015년 4대 시중은행의 투자부동산은 1조9969억원에서 2019년 2조3331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부터 다시 규모를 줄여 올 6월 말 기준 투자부동산 규모는 2조1610억원이다.
 
하나은행의 투자부동산은 토지와 건물로 나뉜다. 투자부동산 중 토지의 장부가액은 4696억9300만원이다. 취득가액인 4728억1800만원에서 줄어든 규모다. 건물의 경우 감가상각이 적용돼 3938억7900만원에서 2118억1400만원으로 감소했다.
 
은행의 투자부동산 규모는 임대비율 변동으로 규모가 달라진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에서 임대비율을 늘리면 투자부동산이 늘어난다.
 
은행의 업무용 부동산은 은행법상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영업시설(영업점, 사무소 등) ▲연수시설 ▲복리후생시설 ▲부대시설 등이다. 해당 업무용 부동산을 줄이고 투자부동산으로 목적을 변환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경우에도 대표적인 영업시설인 영업점을 지난 2018년 681개에서 지난해 말 534개로 줄였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하나은행의 투자부동산 항목에도 목적변경에 의한 항목 대체가 반영됐다. 상반기 말 기준  토지 항목에서 71억600만원, 건물은 90억500만원이 투자부동산 목적으로 대체돼 규모가 증가했으며, 토지와 건물을 합해 총 161억1100만원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105억3200만원 보다도 커졌다. 
 
   
임대수익도 늘었다. 올 상반기 하나은행의 임대수익은 68억7800만원이다. 올 상반기동안 지난 한 한 수익 103억9500만원의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 지난 5년간의 추이를 살펴봐도 임대수익이 대폭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지난 2020년 임대수익은 84억7500만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100억원을 넘겼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투자부동산을 신규로 취득하는 경우는 드물며, 지점 등 영업용으로 사용한 부동산의 대체로 수치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라면서 “대부분 지점 폐쇄로 인해 영업용 부동산이 투자부동산으로 용도가 변경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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