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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항체신약 개발 전문 기업인
앱클론(174900)이 유동성 자금 확보에 나섰다. 영업손실로 인해 부진한 현금창출력이 이어져 현금 곳간이 쪼그라든 가운데, 연구개발(R&D)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앱클론은 본업인 기술이전(License Out, L/O)의 부재가 길어진 만큼, 확보한 자금으로 R&D 성과를 달성하기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사진=앱클론 홈페이지)
말라가는 현금 곳간에 310억원 규모의 외부자금 조달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앱클론은 지난달 28일 200억원 규모의 제2회차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만기이자율은 5%로 설정했으며, 상환일은 오는 2029년 11월29일이다. 데일리바이오헬스케어가 단독으로 출자한 제2회차 CB는 오는 29일 납입을 완료할 예정이며, 조달한 자금은 임상과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같은 날 앱클론은 11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미래에셋증권(037620), 케이비증권, 데일리바이오헬스케어 등 총 8곳이며, 납입일은 오는 29일이다. 이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기명식 전환우선주로 1년간 보호예수가 설정된다. 이번 제2회차 CB와 유상증자를 통해 약 310억원의 임상 비용을 확보하는 셈이다.
앱클론은 최근 현금 곳간이 급격히 말라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앱클론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78억원이다. 앞서 지난 2022년에는 외부 자금을 잇달아 조달하면서 유동성 자금 241억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175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규모가 더 줄었다.
이는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현금창출력이 결여된 영향이 컸다. 지난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앱클론은 2019년 외형성장과 함께 영업이익 43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2020년 6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이후 지난해(115억원)까지 적자가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9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직전연도 동기(41억원)보다 심화됐다.
적자가 이어지자 당기순손익으로 시작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음수(-) 행진을 보였다. 앱클론은 올해 상반기에 영업활동으로 95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지난해에는 1년간 영업활동으로 95억원이 흘러 나갔는데, 직전연도 상반기(42억원)와 올해 상반기를 비교하면 올해 말 유출 폭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본업 강화를 위해 매출보다 큰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쏟다 보니 자금 조달이 불가피했다. 앱클론은 매년 약 1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사용해 왔고, 지난해에는 107억원(비율 348%)을 투자했다. 올해 상반기(79억원, 952%)에는 직전연도 상반기(39억원, 241%)보다 투자 폭이 커졌다.
4년의 기술이전 공백…'AT101' 중심으로 R&D '집중'
앱클론은 기술이전을 수익 모델로 삼는다. 사업 특성상 대규모 매출을 꾸준히 달성하긴 어렵다. 이에 앱클론은 Atlas Antibody 상품과 항체용역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전체 매출액의 80% 이상이 기술이전을 제외한 사업에서 창출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모든 매출(8억3194만원)이 두 사업에서 나왔다.
다수의 신약 개발 기업은 현금창출원(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사업 다각화를 실행한다. 문제는 앱클론의 본업인 기술이전은 지난 2020년을 마지막으로 4년째 신규 계약을 따내지 못했고, 본업 성과에 대한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앱클론은 현재 약 3개의 기술이전 계약이 유효한 상태다. 앞서 AC101(단클론항체)을 상하이헨리우스바이오텍을 상대로 두차례에 거쳐 기술이전했다. 지난 2016년에는 중국 지역을 대상으로, 2018년에는 전세계까지 영역을 넓히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에는 지난 2020년 '항HER2 항체관련 특허'를 지씨셀에게 기술이전했고, 이를 마지막으로 신규 계약은 없다.
이에 앱클론은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AT101(CAR-T 세포치료제)'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성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AT101은 혈액암을 대상으로 한 CAR-T치료제다. CAR-T치료제란 면역세포인 T세포에 키메릭항원수용체를 적용해 암 세포만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치료제를 말한다.
AT101은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시판 중인 킴리아, 예스카다 등 주요 CD19 단백질 타겟 CAR-T치료제는 모두 동일한 항체를 사용한다. 그러나 AT101은 h1218항체와 에피토프를 발굴해 개발 중이며, 임상 1상에 참여했던 환자들이 수십개월 동안 재발하지 않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스터닝밸류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가장 효능이 좋은 CAR-T치료제보다 효능이 우월하고, 비교적 환자 생존율이 높아 신속 승인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기대가 높다"라며 "앱클론의 탁월한 항암 항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성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앱클론은 이외에도 AT501(차세대 고형암 CAR-T치료제)과 세포 인게이저 이중항체 치료제인 AM105(대장암)과 AT109(전립선암) 연구개발에도 힘쓸 예정이다. 현재 3개의 파이프라인 모두 전임상 단계에 있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모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앱클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유치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혈액암 대상 CAR-T(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 ‘AT101’의 임상 2상 완료 및 사업화와 차세대 고형암 CAR-T 치료제 AT501의 개발에 집중 사용될 예정”이라며 “세포 인게이저 이중항체 치료제 AM105(대장암), AT109(전립선암) 개발 등에도 전략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