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결국 5만원이 깨졌습니다. 외국인의 파상공세를 국민연금이 나서 떠받쳤으나 장 막판 동시호가를 버텨내지 못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제 ‘4만전자’ 신세가 됐습니다.
13일 치러진 수학능력시험으로 한 시간 늦게 열린 이날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 5만200원까지 밀렸으나 연기금의 5만선 지키기에 힘입어 상승 반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코스피도 모처럼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장마감을 한 시간여 앞두고 분위기가 반전, 주가가 흘러냈고 동시호가에서 5만400원이던 주가가 4만9900원으로 추락, 결국 5만원이 무너졌습니다. 삼성전자가 5만원을 깨뜨린 것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충격으로 인한 폭락세 이후 처음입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삼성전자와 시장의 급락으로 정부와 금융당국에 쏟아진 증시 안정 대책 주문을 의식했는지 이날은 국민연금이 전면에 나서서 주식을 사들여 기대감을 갖게 했습니다. 국민연금으로 추정되는 연기금 창구는 이날 삼성전자를 129만주 순매수하며 개인 홀로 버티던 공방에 참전했습니다. 하지만 4700억원 가까이를 쏟아낸 외국인의 파상공세를 버텨내진 못했습니다.
삼성전자가 4만전자 신세로 추락하면서 보통주의 시가총액도 300조원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발행주식은 총 59억6978만주로 거의 60억주에 가까워 5만원은 곧 시총 300조원 기준선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추락에도 코스피는 올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스피는 1.78포인트 오른 2418.86포인트로 마감, 간신히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그럴 만한 것이, 외국인이 하루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4700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코스피는 약 2700억원 순매도에 그쳤습니다. 즉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다른 코스피 주식을 2000억원 정도 순매수했다는 뜻입니다.
삼성전자가 5만원 아래로 내려오면서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성전자의 주당순자산(BPS)은 지난 6월에 5만5000원을 넘었습니다. 3분기에도 주당순이익(EPS) 1440원 이상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가는 더 떨어져 PBR은 0.88배 수준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가 0.9배 미만의 영역일 경우 상당한 저평가로 평가되지만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을 당부하고 있어 앞날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