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업적·능력·철학의 발자취

입력 : 2024-11-22 오전 6:00:00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대담함과 위대한 도전은 '모험심'에서 비롯됩니다. 보물섬, 로빈슨 크루소,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던 문학 소년 시절, 순수한 호기심에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 탐험 욕구는 생애 값진 기억입니다.
 
우리 민족이 수탈의 아픔에 신음하던 일제강점기, 지구 최남단 대륙에서는 극점 정복 경쟁의 두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113년 전 노르웨이 탐험가 로알 아문센과 영국 해군대령 로버트 스콧의 지구의 끝 정복은 유명 스토리입니다.
 
인류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한 아문센. 두 번째로 정복한 스콧의 도전기는 일등만 기억하는 경쟁 사회에 위대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비록 스콧의 탐험 물자는 노련함의 아문센 탐험대보다 옳은 선택을 하지 못했지만 굴하지 않고 극한을 극복한 그의 강력한 도전기는 '추진력은 스콧처럼'이라는 훈화를 주곤 합니다.
 
반면 불확실한 귀환길에도 팀원 생존을 지켜낸 아문센의 탐험 이야기는 '지혜'를 배워야 할 세계 탐험 역사의 순교자로 남아있습니다. 남극으로부터 1만3204km인 우리나라의 여정 속에도 독립운동가들의 용기와 지혜, 희생정신은 아문센, 스콧에 못지 않죠.
 
당시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우리 민족은 국권 강탈의 수난기를 맞았지만 독립을 향한 염원을 막을 수 없었고 이젠 어엿한 공여국으로 위대한 한국사를 자랑해 왔습니다. 한강의 기적이 탄생하기까지 3·1운동, 4·19혁명, 6월항쟁 등 어둠의 수탈에 저항하던 혁명은 민주주의의 씨앗이죠.
 
하지만 요즘 같은 분절화는 영웅이 사라진 시대를 맞이한 기분입니다. 글로벌 지정학적, 경제 안보, 인도주의적 위기 등이 대표적입니다. 슬픔과 비참함, 파멸, 불행한 결말이 될 것 같은 현 인류의 비극성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죠.
 
더욱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낀 한국경제호의 명운은 앞으로의 도전 여부에 따라 달렸다 해도 과언은 아닌가 봅니다.
 
'강력한 경제정책'을 권고한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단의 진단은 '높은 불확실성과 더 큰 하방 리스크'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1%대 성장세의 추락을 맞거나 더 하락할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수 부진 장기화는 판매직 고용 상황에 충격파를 주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소매판매액은 1년 전보다 1.9% 감소하는 등 10개 분기째 감소인 역대 최장입니다.
 
윤석열정부 출범인 2022년 2분기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맞고 있는 겁니다.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는 어떤가요. 청년층과 40대 일자리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500대 상장 중견기업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6% 감소. 내수침체 직격탄으로 중견기업 3분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애기입니다. 소비 추락과 성장 둔화의 상관관계는 더욱 뚜렷한 공조화가 되고 있습니다. 더는 미봉책으로 봉합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훌륭한 지도자는 업적과 능력, 철학의 발자취가 명확합니다. 각자도생, 권위주의가 아닌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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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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