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가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과 배터리 세액공제(AMPC)를 전격 폐지하거나 축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15일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미 행정부의 IRA 폐지와 관련해 "IRA는 전기차 등 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IRA는 전기차, 배터리, 청정에너지 등의 미국 내 제조를 확대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2022년부터 발효됐습니다.
그동안 국내 완성차 업체는 수령 요건이 까다로운 IRA 보조금 수혜를 위해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해왔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지어 최근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내에 배터리 공장 건설과 증설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실제로 IRA가 폐지되면 국내 기업들의 사업 계획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7500 달러 세액공제 혜택이 실제로 폐지된다면 FEOC 등 중국산 부품을 배제해야 하는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에, 배터리 및 전기차 공급망의 탈중국 노선이 약화된다는 의미다"라며 "배터리는 드론, 로봇, UAM 등 미국의 핵심안보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실제로 다시 IRA 이전으로 회귀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앞서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은 IRA에 따른 전기차 구매 시 제공하는 최대 7500달러(1050만 원)의 보조금(인센티브)를 폐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대선 기간 IRA를 거세게 비판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겠다고 거듭 공언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가 테슬라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