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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마이크로바이옴 헬스케어 기업인
에이치이엠파마(376270)가 올해 제시한 추정 손익을 달성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는 가운데, 신규 공장 신설을 통한 매출 확대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나서면서다. 다만, 부진한 현금창출력에도 상장 당시 확보한 공모 자금의 절반가량을 시설 투자에 사용하기 때문에 선제적인 유동성 방어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에이치이엠파마 홈페이지)
영업손실 폭 개선에 신규 공장 확보까지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치이엠파마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은 57억원으로 나타났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해 동기(98억원)와 비교하면 개선된 수치다. 특히 지난 2022년 영업손실 132억원을 기점으로 지난해(118억원)를 거쳐 손실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수익성 개선에는 외형성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에이치이엠파마는 올해 8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직전연도 동기(31억원)보다 약 178.4% 성장했으며, 지난해 전체 매출(53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에이치이엠파마는 올해 11월5일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등장한 마이크로바이옴 헬스케어 기업이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솔루션 서비스인 마이랩(myLAB)과 LBP(생균치료제)디스커버리 플랫폼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기술성을 입증하며 성장해왔다.
상장과 동시에 에이치이엠파마의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회사는 기업공개(IPO) 당시 제공한 증권신고서를 공개하면서 오는 2026년 영업이익 59억원을 시작으로 턴어라운드를 목표했다. 올해는 매출액 122억원, 영업손실 77억원을 예견했는데, 3분기까지 유사한 규모를 유지한 상태다.
큰 틀의 매출 확대 전략도 내놓았다. 에이치이엠파마는 지난 29일 매출과 R&D 역량 확대를 목적으로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총 투자 금액은 7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21.23%를 쏟는다. 내년 3월31일까지 투자를 실행하며 세종시 스마트그린산업단지에 신규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규 공장을 통해 LBP와 맞춤형헬스케어 제품의 생산역량을 확대하고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랩 등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공장 완공 이후에는 R&D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치이엠파마는 지난해 3분기까지는 연구개발비(율)로 32억원(100.76%)을 투자했는데, 올해는 27억원(27.68%)으로 소폭 줄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LBP 디스커버리 플랫폼은 선도물질 발굴과 임상시험계획서(IND)의 승인을 얻은 상황으로, R&D 비용 확대가 점쳐진다.
상장 자금으로 실탄 장전했지만…유동성 방어 필요
다만, 유동성 악화에 대한 선제적인 방어가 필요해 보인다. 에이치이엠파마는 상장 직전까지 바닥난 현금 곳간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이후 공모 자금을 통해 유동성 장전에 성공했으나, 절반가량을 시설 투자에 쏟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말 에이치이엠파마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1억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 2022년말(122억원)까지는 1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말(82억원)부터 급격히 줄었다. 이에 올해 3분기말 유동비율도 78.95%에 그치면서 적정 수준(200% 초과)을 충족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단비 같은 존재였다. 에이이치이엠파마는 모집총액 약 160억원 가운데, 순수입금 155억원 확보했다.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에는 최대 132억원의 모집총액을 확보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공모가액이 1만9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조정됐고, 더 큰 규모의 자금을 얻었다.
모집한 자금과 신규 공장 투자 금액을 단순 계산하면 116억원 수준의 유동성 자금이 남는다. 다만,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에이치이엠파마는 내년까지 약 22억원을 투자해 영천에 위치한 공장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내년까지 추가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다.
자체 현금창출력이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에이치이엠파마는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긴 하지만 영업화동현금흐름은 악화된 상태다. 실제 올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43억원이 흘러나갔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유출 금액 35억원과 비교하면 폭이 커졌다.
비슷한 업계의 사례를 살펴보면 뚜렷한 매출 확보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인 #제이엘케이는 지난 2020년 사업 확장을 위한 연구시설과 사무실 확충을 목적으로 238억원 규모의 유형자산 양수 결정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올해까지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IB토마토>는 에이치이엠파마에 유동성 방어 등에 관해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