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한국 가상자산 시장 신뢰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을 끕니다.
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로 요동쳤습니다.
1억30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BTC)은 거래소 업비트에서 8800만원대로 떨어졌다가 대통령 계엄 해제 선언 후 낙폭을 줄여, 이전 가격대를 회복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일대에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계엄 선포 직후 리플과 도지코인, 스텔라루멘 등 상위 종목 가격도 약 50% 떨어졌다가,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하자 가격이 회복됐습니다.
그 사이 엑스(옛 트위터)에선 한국이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비상계엄을 활용한 밈코인도 만들어졌는데, 코리아CTO(KoreaCTO)라는 밈코인은 생성 후 시가 총액 300만 달러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 속 이번 사태가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일단 업계 전문가는 비상계엄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봅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어느 나라라도 정치상황에 이 정도 급변이 발생하면 가격은 출렁였을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외국인은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를 정식으로 이용하지 못하지만, 향후 거래소 해외 개방시 기대 효과가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다만 이에 대해서도 김 센터장은 신중론을 폈는데요. 그는 "미래에 어떤 상황에 어떤 외국인에게 어떤 조건으로 시장이 개방될지 알기 어렵기에, 향후 개방 기대효과까지 논하기는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대외 신뢰도와 국내 시장에 장·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일단은 판단하기 이르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시장의 역사가 짧기 때문입니다.
김 센터장은 "국내 정치상황으로 많은 자산 가격이 국내에서만 크게 하락했고, 불과 두세 시간만에 대부분 자산 가격이 국제시세로 회복했다"며 "대부분 자산의 국제 시세는 잠시 출렁였을 뿐 원래 가격으로 회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상자산은 역사가 길지 않아 어떤 배경과 어떤 사건에 어떻게 가격이 움직이는지 그 경험칙이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도 그런 경험칙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