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6일 16:5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빗썸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가운데,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공격적인 마케팅과 허위광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실소유주와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 역시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며 IPO의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빗썸은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IPO 요건을 충족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소액주주 비중이 지나치게 낮아 상장 이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IB토마토>는 빗썸의 IPO 진행 상황과 가능성, 그리고 상장 후 전망을 면밀히 분석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빗썸이 최근 실적 상승세로 인해 안정적인 유동성과 재무 건전성을 보유하고 있어 기업공개(IPO)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업계의 빗썸 추정 기업가치는 2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빗썸은 소액주주에 비해 대주주 비중이 너무 높아 정보 비대칭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실적 호조에 현금 증가·유동성 안정화
6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은 올해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호조를 보이며 안정적인 유동성을 기록하고 있다.
빗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136억원에서 올해 3분기 2389억원으로 17배 이상 급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증가한 것은 최근 실적 호조로 분기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 217억원에서 올해 3분기 1059억원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수수료수익도 23억원에서 76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920억원에서 7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단기금융상품의 취득으로 1조3172억원이 유출됐다면 올해 3분기엔 4558억원으로 그 규모가 급감했다. 이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조1476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3943원으로 21.49%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같은 기간 1조4218억원에서 1조 5359억원으로 8.02% 상승했다.
이로 인해 유동자산은 지난해 말 1조5712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6747억원으로 증가했다. 유동부채도 9409억원에서 9841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유동비율은 173.63%에서 170.18%로 소폭 감소했지만 안정적인 수준이다. 통상 유동비율은 100%를 넘어가면 안정적인 것으로 판단한다. 부채비율도 73.16%로 100%를 넘지 않아 안정적인 수준이다.
유동비율은 2022년에 201.14%를 기록해 더 높았지만, 부정적인 시그널(신호)만은 아니다. 유동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회원예치금이 2022년 5803억원에서 지난해 8595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유동부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원예치금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회원예치금은 지난해 말 8595억원에서 9156억원으로 증가해 1조원에 가까운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아카이브)
실제 유통 주식수 적어 정보 비대칭·주가 급등락 '우려'
빗썸은 최근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재개하며 점유율이 늘어나고 실적도 회복된 가운데 유동성 강화로 재무 건정성도 안정화되면서 IPO를 위한 요건은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에서 판단하는 빗썸 기업가치는 2조원에 달하지만, 5%가 넘는 대주주 비중이 90%에 달해 상장 이후 과소한 유통 주식수로 인한 주가 급등락이 우려된다.
국내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빗썸의 장외주식 5일 기준 종가는 13만5000원이다. 추정 시가총액은 4617억416만원에 달한다. 빗썸은 지난 3개월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 9월6일까지만 해도 기준가는 7만7500원이었지만 3달 만에 74.19% 상승한 것이다. 빗썸은 지난 10월1일 창립 11주년을 맞아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재개했다. 가상화폐 데이터 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빗썸 시장 점유율은 9월 24%에서 10월 36%로 10% 이상 올랐다.
빗썸은 무료 수수료 이벤트로 점유율이 오를 때마다 이러한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초에도 빗썸이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시행한 이후 주가는 치솟았다. 지난해 말 비슷한 시기인 12월8일 종가는 13만7000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업계에 따르면 현재 빗썸 기업가치는 6500억원 정도로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2조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상장 이후에 빗썸 기업가치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빗썸홀딩스(73.56%),
비덴트(121800)(10.22%),
티사이언티픽(057680)(7.17%) 등 5% 이상 주주 비중을 모두 합치면 90.95%에 육박한다. 세 기업이 갖고 있는 주식수를 모두 합치면 385만2346주에 달한다. 반면, 소액주주가 가진 빗썸 주식수는 34만1113주로 총발행주식수 423만5818주의 8.05%에 불과하다.
대주주 지분이 너무 많은 경우 상장 이후 실제 유통 주식수가 너무 적어 주가가 급등했다가 매도세가 이어지며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상장 시 주식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정보 비대칭에 따른 피해도 우려된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전체 주주 1758명 중 소액주주는 1754명으로 99.77%에 달하는데 소수의 4명이 주식수 대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발행주식수에 비해 유통주식수가 과소한 경우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에이치이엠파마(376270)의 경우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지요셉, 빌헤름 홀잡펠 등으로 32.41%에 달했다. 반면 소액주주가 소유한 주식은 114만9665주로 총발행주식수 623만4129주의 18.44%에 불과했다. 11월5일 상장한 에이치이엠파마는 공모가 2만3000원에서 시작했지만 한 달 만인 12월 5일 종가는 1만2340원으로 86.39% 하락했다.
빗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으며 주주 비중에 대해서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석훈 금융산업실 선임연구위원은 "이렇게 대주주 중심으로 지분이 대부분 묶인 경우에는 상장 시 신주를 발행해 대주주 비중이 희석되더라도 유통 주식수가 작아 주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고 지배구조 문제가 생긴다"라며 "상장 초기에는 공모주가가 급등했다가 기관투자자 등이 매각할 경우 주가가 다시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가격의 왜곡을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