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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드래곤플라이(030350)가 2020년 11월 이후 세 차례 최대주주가 바뀐 데 이어, 또다시 교체를 앞두고 있다. 잦은 경영권 변동으로 사업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담보 계약이 체결됐으며, 3자 배정 유상증자의 납입 여부에 따라 최대주주가
BF랩스(139050)에서 사모투자합자회사 에스피이신성장바이아웃펀드1호로 변경될 전망이다. 8년째 이어진 적자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면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도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페셜포스 리마스터 이미지 (사진=드래곤플라이)
최대주주 비에프랩스, 채무 상환 불이행에 드래곤플라이 주식 '담보'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드래곤플라이는 기존 최대주주 비에프랩스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비에프랩스는 1월9일 기준으로 드래곤플라이 주식 113만3422주를 소유해 지분 8.17%를 가진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비에프랩스는 지난해 2월7일 테드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원을 차용했는데 같은날 테드인베스트먼트는
옵트론텍(082210)에서 20억원을 차용했다. 지난해 9월 기준 비에프랩스 대표이사는 한상우인데 당시 한상우는 테드인베스트먼트 대표도 겸임해 두 회사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할 수 있다. 테드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9일 옵트론텍에 차입금 변제를 실패했고, 3자 합의를 통해 비에프랩스가 소유한 드래곤플라이 주식을 옵트론텍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채무금액은 원금에서 이자를 더해 21억원으로 늘어났는데 이중 담보설정금액으로 13억4291만원을 설정했다.
다만, 담보권자인 옵트론텍은 담보제공기간 동안 실제 의결권이나 권리행사는 기존 최대주주인 비에프랩스에 위임하기로 했다. 주식담보제공기간은 지난 1월9일부터 오는 7월9일까지로 담보제공기간 종료일까지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주식이 넘어가게 된다.
드래곤플라이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아직 최대주주가 바뀐 것은 아니고 현재 비에프랩스가 보유한 드래곤플라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을 뿐”이라며 “올해 7월 담보제공기간이 끝나기 전에 비에프랩스가 채무를 변제하면 담보권은 실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담보권이 실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채무 이행 여부에 따라 주식을 넘겨야 될 수 있으니 우선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적자 지속에 자본잠식 위험·신작으로 수익성 돌파구 마련
하지만 7월9일 담보제공 기간이 끝나더라도 최대주주는 얼마 전 3자배정 유상증자 대상자로 나선 사모투자합자회사 에스피이신성장바이아웃펀드1호로 바뀔 예정이다. 무엇보다 최근 5년간 세 차례 최대주주가 바뀐 가운데 안정적인 기업 운영을 위해서는 본업인 게임 사업에 주력해 자체적인 수익성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드래곤플라이는 지난 2020년 11월17일 최대주주가 기존 박철우에서
시스웍(269620)으로 바뀌었다. 1년 반여년 만인 2022년 4월1일 시스웍에서 피에이치씨로 최대주주가 바뀌었고, 1년도 안 돼 2023년 3월24일 피에이치씨에서 비에프랩스로 또다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최대주주가 거듭 바뀌는 가운데 적자 기조는 연속됐다. 2017년부터 이어져 온 영업손실은 지난해까지 8년째 이어졌고, 자본잠식위험도 불거졌다. 지난해 3분기 드래곤플라이 결손금은 810억원으로 2023년 말 715억원보다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178억원을 기록해 2023년 말 284억원보다 감소했고, 자본금 347억원에 못 미치게 됐다. 지난해 3분기 드래곤플라이 부분자본잠식률은 48.66%에 달했다.
이에 드래곤플라이는 지난해 9월13일 감자를 결정하고 11월19일 감자를 완료해 발행주식총수는 감자 전 6938만8973주에서 1387만7794주로 줄었다. 이로 인해 자본금은 기존 347억원에서 69억원으로 줄었고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해 12월13일 3자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하고 운영자금 약 100억원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50억원 총 15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오는 2월10일 3자배정 대상자로 지정된 사모투자합자회사 에스피이신성장 바이아웃펀드1호(바이아웃펀드)가 150억원을 납입하면 1190만4761주를 배정 받고 지분 46.17%를 가져가게 될 예정이다. 최근 드래곤플라이는 최대주주 변경 담보 계약을 체결했지만, 7월9일 담보제공기간 종료 이후 옵트론텍에 비에프랩스가 보유한 113만3422주가 양도되더라도 바이아웃펀드가 가진 주식에 못 미쳐 2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다만, 유상증자 이후 자본금이 또 늘어나 또다시 자본잠식이 되지 않으려면 근본적인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2578만주에 주당 액면가 500원을 곱하면 자본금은 129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자본금은 지난해 3분기 말 자본총계 178억원보다도 많지만, 이전같이 결손금이 지속된다면 자본잠식 위험은 또다시 불거질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75억원으로 당기순손실도 92억원을 기록했다. 드래곤프라이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올해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우선 지난해 지스타2024 기업간거래(B2B)관에 참여해 FPS 대표작 ‘스페셜포스 리마스터’ 게임 시연 기회를 제공했다. ‘스페셜포스 리마스터’는 올해 베타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아울러 모바일게임 ‘다운다운타운(DDT)’를 첫 공개했다. DDT는 올해 상반기 첫 서비스를 일본에서 개시하고 하반기 국내에서 출시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드래곤플라이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는 감자가 완료돼 자본잠식 문제는 사라졌다”라며 “이번 3자배정 유상증자는 저희를 잘 아는 주주가 들어왔기 때문에 최대주주 변경 후에도 게임 사업은 지속될 전망이다. 작년까지 적자 부분이 심화가 됐지만 올해는 신작들로 턴어라운드를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