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윤석열 체포에 아스팔트 보수 '난동'

공수처 관저 진입…차도에 드러누운 '아스팔트 보수'
체포 후 절망 엄습…의자 걷어차고 껴안은 채 울고
황교안 "물러날 사람은 공수처장…과천 가자" 선동

입력 : 2025-01-15 오후 2:31:50
 
[뉴스토마토 안창현·신태현·차종관 기자] 윤석열씨가 15일 체포됐습니다.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체포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스팔트 보수'는 윤씨 체포에 반대하며 난동을 피웠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한남대로에 드러눕기까지 했습니다. 윤씨가 호송될 차량이 나타날 경우 몸으로 막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아스팔트 보수 집회 현장에 나타난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씨를 체포한 후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로 가자"고 선동했습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윤석열씨 체포에 반대해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에 모인 '아스팔트 보수'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 아스팔트 보수는 이날 새벽부터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집결했습니다. 이들은 한남대로 북쪽 도이치모터스 전시장 앞, 한남초등학교 앞, 한남대로 남쪽의 일신아트홀 부근 등에서 윤씨 탄핵·체포 반대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경호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목숨을 걸고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윤석열을 반드시 지키자"고 했습니다. "탄핵 무효", "민주당 해체"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 30명도 관저 진입로 앞에서 '인간띠'를 만들고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시도했습니다.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이 15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 도이치모터스 전시장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에 경찰은 관저 인근 곳곳에 경찰버스와 이동식 차단 울타리를 배치, 집회 참가자 통제에 나섰습니다. 집회 장소와 길 건너편을 이어주는 육교 출입도 막았습니다.
 
아스팔트 보수와 경찰의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주최 측은 수습에 나서려고 했습니다. 자칫 아스팔트 보수가 윤씨를 지키기 위해 공권력에 대항한다는 이미지를 줘서 여론을 악화시킬까 우려한 겁니다. 대국본 집회 사회자는 "경찰과 절대 싸우지 마라"며 "경찰은 절대적으로 우리 애국시민에게 폭력을 가하지 마라. 물리력을 가하지 마라"고 외쳤습니다.
 
15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경찰이 통행을 통제하자 아스팔트 보수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런데 이날 오전 8시를 넘겨 공수처가 관저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스팔트 보수 집회 참가자들은 돌발행동을 했습니다. 일신아트홀 앞에서 윤씨 체포 반대 집회를 진행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인근 한남대로로 뛰쳐나간 겁니다. 이후 이들은 차도에 드러누웠습니다. 윤씨가 체포돼 호송될 경우에 대비해, 몸으로 차량을 막겠다는 겁니다. 때문에 일대 교통이 혼란을 겪었습니다.
 
15일 오전 윤석열씨 체포에 반대하는 '아스팔트 보수'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일신아트홀 건너편 차도에 드러누워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차도로 더 넘어오지 못하도록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이후엔 이동식 차단 울타리도 설치했습니다. 결국 드러누웠던 아스팔트 보수를 차도 밖으로 내보냈습니다. 끝까지 드러누운 사람들은 경찰이 사지를 잡고 들어 올려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스팔트 보수 집회 참가자가 윤씨 체포를 찬성하는 집회 현장으로 다가가 욕설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일신아트홀 앞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농성장에서 집회 사회자가 "윤석열이 계엄·내란 사태를 일으켜왔다"고 발언했는데, 한 노인이 다가가 "야 이 X발X아. X소리에는 몽둥이가 약이다"라고 욕설을 한 겁니다. 
 
오전 10시30분쯤 윤씨가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스팔트 보수는 탄식을 내뱉고 절망했습니다. 집회 진행을 위해 현장에 놓인 빨간 플라스틱 의자를 걷어찬 청년이 있는가 하면, 서로를 껴안고 우는 여성들도 보였습니다. 다른 여성은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법 체계가 무너졌다"며 고성을 지르는 장년 남성도 있었습니다.
 
15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일신아트홀 앞 아스팔트 보수 집회가 끝난 후 한 노인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윤씨가 체포된 후 뒤늦게 현장에 나타난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로 가자고 선동했습니다. 황 전 총리는 "공수처는 불법 행위를 하고 있다"며 "물러날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공수처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수처(로) 가려면 (경찰이) 막을 것"이라며 "정부과천청사(까지만) 가자. 여기서 이럴 때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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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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