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고용 한파'…'그냥 쉬는' 인구 '역대 최고치'

지난해 취업자 수 15.9만명 증가…전년 대비 '반토막'
'계엄 직격탄' 맞은 고용…12월 취업자 수 감소 전환

입력 : 2025-01-15 오후 4:57:33
15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일자리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 기자]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1년 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에 그쳤습니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건설업 등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별다른 이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도 지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가 있었던 지난달 취업자 수는 3년1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 정치 혼란에 따른 연말 소비 위축이 고용지표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토막' 난 작년 취업자 수…'내수 부진' 탓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57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9000명(0.6%)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뱡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17만명)보다 밑도는 수준이며, 코로나19 사태로 연간 기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실제 연간 취업자 수는 2019년 30만1000명 증가했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 -21만8000명을 기록,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았습니다. 2021년 36만9000명으로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2022년에는 81만6000명으로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32만7000명 증가에 그치면서 증가폭이 줄었고, 지난해에는 증가폭이 1년 만에 반토막이 난 것입니다. 
 
산업별로 보면 내수와 직결된 부문의 취업자 수 감소가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을 끌어내렸습니다. 특히 건설업이 대표적으로 취업자 수가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인 4만9000명 줄었습니다. 도매 및 소매업(-6만1000명)·사업시설관리와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5만2000명)·제조업(-6000명) 등 주요 산업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전체 취업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 쉬었음 인구도 전년 보다 11만7000명 증가한 246만7000명을 기록,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취업자 수 감소와 달리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62.7%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연간 고용률 통계가 작성된 1963년 이래 역대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 15~64세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오른 69.5%를 기록하면서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계엄발 소비심리 위축에 '고용절벽' 현실화
 
지난해 고용지표 부진 배경에는 연말 고용한파가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연초 30만명대에 달했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하반기로 갈수록 부진함을 보이면서 11월 12만3000만명까지 떨어졌는데요. 급기야 비상계엄·탄핵으로 정치 혼란이 이어진 12월에는 5만2000명까지 줄면서 3년10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습니다. 
 
내수 부진 영향으로 건설업(-15만7000명)에서 가장 크게 줄었고, 제조업(-9만7000명)과 도소매업(-9만6000명) 등에서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연말 직접일자리사업 종료 등 영향으로 12월 고용지표가 일시적으로 둔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령대별로는 고령층이 고용시장을 견인하고, 청년층은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졌습니다. 실제 만 60세 이상에서 16만2000명 등이 증가했지만, 20대는 19만4000명이나 줄었습니다. 특히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52만4000명에 달했습니다. '쉬었음' 인구는 청년층(만 15~29세)에서 4만5000명, 30대에서 3만7000명 각각 늘었습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가 안 좋은 상황에서 연말 정치 불안정 때문에 고용 지표가 더 안 좋아진 것"이라며 "고용동향이 현재 내수 부진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재부는 올해 고용 전망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수준보다 소폭 밑도는 12만명가량의 취업자 수 증가폭을 예상했습니다. 생산연령인구 감소 폭 확대 등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되겠지만, 고용률은 62.8%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올 1~2월엔 전년 동기 취업자 수가 30만명 이상 증가했던 기저효과가 고용 증가를 제약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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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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