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족쇄' 푼 이재용…'뉴삼성' 가동 가속화

'부당합병 등' 의혹 사건 항소심 무죄
사법리스크 '해소'…'뉴삼성' 구축 속도
'책임경영' 일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
컨트롤타워 부활·글로벌 경영 행보 등도

입력 : 2025-02-03 오후 4:14:14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그동안 경영 행보의 족쇄였던 사법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됐습니다. 평소 책임경영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이 조만간 등기임원으로 복귀해 그룹의 대내외 리스크에 대응하는 한편, 뉴삼성비전 구축에 매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항소심 사건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허위공시·부정회계 의혹에 대해 “지배력을 잃는다는 사실이 주요 위험이라고 공시했어야 된다고 본다”면서도 “은폐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보고서가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작됐다는 검찰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판결로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자신을 옥죄어 온 사법리스크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검찰의 상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대법원 상고심은 법률심으로 유무죄가 아닌 법리 해석과 적용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만 판단하기에 파기환송이 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앞으로 이 회장은 그동안 주춤했던 뉴삼성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 회장이 평소 책임 경영을 강조해 온 만큼 등기이사로 복귀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201910월 임기 만료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 5년 넘게 미등기 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르면 이달 말 이사회 결의를 거쳐 내달 주주총회에서의 복귀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컨트롤타워 부활 등의 그룹 재편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삼성의 주력 사업 경쟁력 악화 원인으로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그룹 내 저승사자로 불렸던 미래전략실같은 핵심 조직이 복원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앞서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지난해 준감위 연간보고서 발간사에서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이 회장이 현재 위기에 휩싸인 그룹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요. 지난 202210월 취임 당시, 이 회장이 자신만의 뉴삼성비전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았습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년사를 내지 않는 등 침묵 모드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이 회장은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도 적극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이 회장은 1심 무죄 선고 다음날인 중동·동남아 해외 출장차 출국하는 등 즉각적인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인 바 있는데요. 올핸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현장 경영의 보폭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너로서 (이 회장의강한 메시지가 그동안 전달이 잘 안 됐다" "이제 행보의 보폭이 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선대 총수들이 보였던 강한 메시지와 리더십을 전면에 나서서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배덕훈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