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 재건축 단지들이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일대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간 걸림돌로 작용했던 토지거래허가구역 폐지 가능성이 커지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목동 신시가지 6단지는 지난해 8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현재 '조합 직접설립제도'를 활용해 재건축추진위원회를 건너뛰고 조합을 직접 설립하는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올해 4월 조합 설립을 목표로 조합 설립 동의서를 받고 있는데요. 6단지는 최고 20층 15개 동 1362가구 규모로, 향후 최고 49층 15개 동 2173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 중입니다.
목동 신시가지 1~3단지 역시 지난해 연말 종상향 문제가 해결되면서 재건축 진행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2004년 종 세분화 당시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결정돼 재건축 추진이 어려웠는데, 단지 주변에 개방 녹지를 조성해 공공기여하기로 하면서 본격적인 정비계획 수립에 돌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개별 재건축을 추진하며, 시에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1단지는 지하 3층~지상 49층의 3500가구의 아파트로, 2·3단지 역시 지하 3층~지상 49층의 아파트로 변신할 계획입니다. 가구 수는 각각 3414가구, 3320가구입니다.
목동 5단지와 7단지도 최고 49층으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 공람 실시에 나섰습니다. 계획안에 따르면 목동 5단지(면적 20만4003.2㎡)는 기존 15층 1848가구에서 최고 49층 3832가구로, 목동 7단지(22만9578.9㎡)는 15층 2550가구에서 최고 49층 4100가구로 탈바꿈합니다. 양천구는 다음 달 24일까지 정비계획안 공람을 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신속통합기획 자문회의, 구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토허제 해제 기대감에 급등세
'목동신시가지'는 1980년에 준공된 아파트로 14개 단지, 2만6629가구로 구성돼 있습니다. 양천구는 연내 14개 단지 모두 정비구역 지정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모두 재건축이 완료되면 기존 2만6500여가구에서 총 5만3000여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할 전망입니다.
오는 4월부터 조합 설립 동의율이 하향 조정되고, 입체공원제도 도입 등 재개발·재건축 관련 각종 규제는 완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건축 규제를 완화한다는 것은 재건축 시장 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예전과 같은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목동의 경우 입지가 우수하고 용적률이 100% 중반으로 형성돼 있어 투자자들이 형성될 수 있는 사업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토허제 해제 기대감도 커져서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며, 분양시장과 마찬가지로 재건축 사업지도 국지성을 띠고 양극화 현상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토허제 폐지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목동 아파트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목동은 지난 2021년 압구정, 여의도, 성수와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올해 4월26일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토허제가 해제되면 매입 대기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은 상황입니다. 다만 토허제는 재지정 횟수에 대한 제한이 없어 사실상 무기한 연장이 가능한데요. 서울시는 이르면 이달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방침을 밝힐 예정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목동 2단지 전용면적 152㎡ 매물은 지난달 1일 31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목동 6단지 전용면적 48㎡ 매물도 지난달 8일 15억25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각각 직전 최고가 대비 6500만원, 25000만원 오른 금액입니다.
양천구 목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가격이 오르면서 계약이 되고 있고, 외부에서도 매매를 하고 오는 분들도 많다"면서 "6단지 외에는 (재건축) 진행 속도는 대동소이한 상태고, 빠르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완료되려면 15년~20년을 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