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고조…트럼프 리스크에 해운업계도 긴장

SCFI, 10개월 만 2000선 아래로
관세전쟁에 물동량 감소로 타격
신조선 인도 예정돼 공급과잉도

입력 : 2025-02-11 오후 3:45:24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풍이 몰아치면서 국내 해운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관세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교역량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리스크로 해상운임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해운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HMM).
 
1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지수는 일제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기준 1896.55로 2000선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SCFI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26일 이후 약 10개월 만입니다. 건화물 운임지수를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2000선을 웃돌다 10일 기준 809로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운임지수가 하락한 요인은 중국 춘절 연휴와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물동량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세 부과에 따른 교역량 위축 우려도 운임에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불을 붙인 관세 전쟁으로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요. 관세에 보복 관세가 이어지면 물가가 오르고 수요가 줄어들면서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는 트럼프 1기 때도 나타난 현상인데요.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5.7% 증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후인 2018년에는 4.4%, 2019년에는 2.2% 줄었습니다.
 
해상운임 하락 전망도 해운업계의 긴장감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업계에서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줄어드는 데다 코로나 때 대거 발주한 신조 선박이 인도되면서 해상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한국무역협회의 ‘컨테이너 해상운임 변동 특징과 2025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5년 선복 공급은 연평균 7% 내외,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연평균 1% 증가해 올해 해운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옥웅기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해운시장의 펀더멘털이 공급과잉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운임 하방 압력은 계속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해운업계는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데요. HMM은 오는 4월부터 아시아-남미동안 구간 컨테이너 서비스 'FL2'를 신설합니다.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남미동안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 쉽게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요 증가는 불확실한 데다 신조선 인도로 올해는 운임 하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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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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