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인프라 투자 감소로 지난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올해도 낮은 수요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움직임에 나서면서 건설기계 업체들은 재건사업 쪽으로 업황 개선의 기대를 거는 분위기입니다.
토네이도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한 미국 테네시주 샘버그 지역 피해 복구 작업에 투입된 HD현대건설기계 굴착기 모습. (사진=HD현대건설기계)
13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기계 업체인 두산밥캣은 작년 연간 매출액 8조5512억원, 영업이익 871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12%, 37% 하락한 수치입니다.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 자회사들도 작년보다 실적이 내려갔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작년연간 매출 4조1142억원, 영업이익 184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12%, 56% 줄어든 규모입니다. HD현대건설기계 역시 작년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4381억원, 1904억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10%, 26% 각각 감소했습니다.
앞서 건설기계 업계는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호황을 누려왔습니다. 코로나19 시기 이뤄졌던 글로벌 인프라 투자가 급속도로 펼쳐지면서 건설기계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인프라 투자가 줄어들며 영업이익 감소율이 도드라진 것입니다.
영국 건설기계 전문 조사 기관 오프하이웨이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건설기계 판매량은 지난 2023년 117만2000대에서 작년 107만7000대로 8% 떨어졌다고 전망했습니다.
업계는 올해도 한동안 건설기계 업황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분석 중입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까지 최저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2분기부터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산밥캣도 올해 매출(8조4000억원)과 영업이익(8000억원) 목표치를 작년 실적보다 각각 1.8% 8.2% 낮게 설정했습니다.
그러나 예상 외로 건설기계 수요가 급히 상승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달아 통화한 뒤 종전 협상을 즉각 시작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난다면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이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3년 간 장기화된 전쟁으로 망가진 양국 도시들의 재건사업에 따라 건설기계 수요가 기존 대비 3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