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잔고 넉넉한 조선업계, 해외 건조 늘려야

수주잔고, 1304억7400만달러…3년치 일감
미국발 LNG·VLCC 급증 전망…'도크' 부족
대중견제 강화 속 동남아·인도 등 새 협력

입력 : 2025-02-17 오후 4:01:59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난해 12월 기준 1304억7400만달러의 수주잔고를 쌓은 국내 조선업계가 해외 협력생산 수준을 넓히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 출범 효과로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수요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 견제 강화 속 신규 수주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동남아와 인도 등 새로운 국가와 추가 협력 기반을 찾는 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3년치 이상 일감이 쌓인 조선3사는 필리핀, 베트남과 중국 조선소를 통해 주문 받은 선박과 선박 블록의 일정 물량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의 작년 12월 기준 수주잔고는 총 680억44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자회사별 수주잔고로 보면 HD현대중공업가 363억3500만달러, HD현대미포는 108억9800만달러, HD현대삼호는 208억1100만달러입니다. 
 
삼성중공업의 작년 12월말 기준 수주잔고는 314억달러로 나타났습니다. 한화오션의 경우는 310억3000만달러입니다. 조선업체들은 높은 수주잔고를 유지하면서 올해도 선박 주문을 받을 예정입니다.
 
아울러 '트럼프 2기'의 효과로 향후 몇년간 신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조선·해운 투자금융사 클락슨시큐리티스는 오는 2029년까지 전 세계 LNG운반선 수주가 최대 126척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이 그동안 중단했던 LNG 수출 사업을 재개하면서 선박 발주가 늘어난다는 설명입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LNG운반선의 선가는 2억6000만달러입니다. LNG운반선 건조의 높은 기술력을 가진 조선사들이 향후 327억6000만달러 규모의 LNG운반선을 수주할 기회가 있는 것입니다.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발주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로벌 VLCC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글로벌 원유 공급망 재편에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원유 생산량은 내년까지 하루 기준 114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최근 노르웨이 유조선 선주사 헌터그룹은 내년까지 150척 이상의 VLCC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VLCC의 신조가격은 1억2900만달러입니다. VLCC 신규 수주액이 총 193억5000만달러에 이른다는 뜻입니다.
 
기존의 수주 물량에 더해 추가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국내 생산과 함께 해외 생산 물량 공급을 늘려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HD현대 조선 계열사들은 필리핀과 베트남 현지 조선소를 통해 선박과 선박블록 등을 건조 중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중국 조선사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건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도 중국 법인인 한화오션산동유한공사를 통해 선박 블록을 제작 중입니다. 
 
특히 미국의 중국 견제가 강화될 상황에서 미국 수주를 따내기 위해선 새로운 국가와 협력을 다질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전 세계 5위 조선업 국가 성장 목표를 세운 인도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서 국내 조선업계가 인도 정부와 쌍방향으로 현지 조선소를 찾으며 탐색전에 나선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도 조선업 대표단은 작년 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조선소에 방문한 바 있습니다. 한화오션 대표단도 지난달 인도 현지 조선소를 찾았습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중국 조선산업을 견제하고 있는 탓에 중국과의 협력생산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가스운반선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국 조선업계 입장에서 해외 국가와 협력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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