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전 세계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2024년까지 초거대 AI 모델이 총 271개 출시되며 민간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뚜렷해졌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면에는 국가의 지원이 있었다며,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과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2024년까지 271개 초거대 AI 모델 출시…미국·중국 주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발표한 '글로벌 초거대 AI 모델 현황 분석'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세계 총 271개의 초거대 AI 모델이 출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2024년에는 총 122개의 모델이 출시돼 전년 대비 13개 증가했습니다. 지난 5년간 초거대 AI 모델의 연평균 증가율은 179.5%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초거대 AI 모델을 가장 많이 개발한 국가는 미국(128개)이며 이어 중국(95개), 한국(14개), 프랑스(10개) 순으로 많았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미국(63개), 중국(45개), 한국(3개), 프랑스(3개) 순으로 초거대 AI 모델을 많이 출시했습니다.
다양한 데이터 유형을 처리·이해·생성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모델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4년까지 총 39개가 출시됐으며 최근 3년 사이 그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챗GPT의 텍스트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서비스인 달리에 의해 만들어진 오픈AI 로고가 휴대전화에 표시된 모습.(사진=뉴시스)
AI, 민간 주도하되 국가 차원 전략 필수…"인프라·인재 챙겨야"
초거대 AI 모델 개발은 대부분 기업 주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체 모델 중 94.8%가 기업에서 단독 또는 합작 형태로 개발했습니다. 전세계 민간 기업 개발 비중은 2022년 89.7%, 2023년 93.6%, 2024년 96.7%로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공공 부문에서 개발한 모델은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3개국에서 출시한 5개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민간 주도 AI 기술이 대세를 이루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봉강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초거대 AI 모델 개발은 민간이 주도해서 개발해야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게 국가 본연의 역할이기 때문에 민간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과 정부 투자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AI 기업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고성능 AI를 개발하며 글로벌 AI 경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는 딥시크의 등장으로 대규모 컴퓨팅 파워를 기반으로 한 AI 모델 개발이 활발해지고 기술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특히 AI 인프라 구축과 전문 인력 양성만큼은 국가 차원의 과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입니다.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AI 연구센터장은 "대학교에서 자유롭고 풍부한 연구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AI 인력이 배출이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AI 분야 인재 부족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대학의 AI 연구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인력 문제와 더불어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염 교수는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며, 전력 증가에 대한 대책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발표한 '글로벌 초거대 AI 모델 현황 분석'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세계 총 271개의 초거대 AI 모델이 출시된 것으로 조사됐다.(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