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크라 전쟁 종식' 고위 협상팀 구성 합의"

사우디서 4시간30분간 회담…젤렌스키 "우크라 없는 종전 거부"

입력 : 2025-02-19 오전 7:34:24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디리야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첫 고위급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별도로 고위급 협상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양국은 관계 회복과 경제 협력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4시간30분 동안 회담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이었습니다.
 
양측의 고위급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2일 통화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를 즉시 개시하기로 합의한 후 불과 6일 만에 신속하게 이뤄졌습니다.
 
미국 측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독 특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보좌관 등이 자리했습니다.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회담을 마친 뒤, 양국이 향후 종전 논의를 담당할 고위급 협상팀을 꾸리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각각 고위급 당국자로 이뤄진 팀을 구성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지속 가능하고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종식시키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양국은 관계 회복과 소통을 위해 워싱턴과 모스크바에 있는 대사관 인력도 복원하기로 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양국의 상대국 주재 대사가 신속히 임명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제 협력 등 러시아 제재 해제와 관련한 논의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나 평화유지군 주둔 등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주요 당사국을 패싱한 채 진행된 미·러의 종전 협상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특히 튀르키예를 방문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다음 날로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전격 연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끝내는 방법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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