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인공지능(AI) 시장 팽창과 중국의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적층세라믹콘덴서(Multilayer Ceramic Capacitors, MLCC)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면서, MLCC가 주력 사업군인
삼성전기(009150)의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MLCC는 전기를 마치 '댐'처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정보기술(IT) 산업 전반에서 사용돼 반도체와 함께 흔히 ‘전자산업의 쌀’로 통합니다.
가로 1.0mm 세로 0.5mm 크기의 삼성전기 MLCC. (사진=삼성전기)
3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4곳이 올해 AI 인프라에 약 3200억달러(약 466조원)를 투자할 예정입니다. 이 중 대부분이 AI 연산과 추론이 이뤄지는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지출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서버에 함께 탑재되는 MLCC 수요도 덩달아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센터에는 최첨단 AI 칩들이 대거 탑재됩니다. MLCC는 얇은 두께의 내부에 최대한 얇게 많은 층을 쌓아야 많은 전기를 축적할 수 있습니다. MLCC는 AI 칩 주변에 함께 부착돼,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더욱이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전력 소비량이 일반 서버와 달리 2~3배에 달해 MLCC 탑재량도 그만큼 늘어납니다.
삼성전기는 600층까지 적층한 고용량 MLCC를 생산할 수 있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G 시대를 맞이해 전자기기, 자율주행차의 발전, IoT의 확대에 따라 MLCC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시장 트렌드에 발 맞춰 초소형, 초고용량/고신뢰성, 고품질의 하이테크놀로지 집약체 MLCC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삼성전기 측은 밝혔습니다.
여기에 중국이 지난달부터 펼치고 있는 소비 진작 정책인 ‘이구환신’이 삼성전기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구환신이란, 노후화된 제품을 새 제품으로 바꾸면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입니다. 기존 지원 품목은 자동차, 대형 가전 등이었는데 올해 1월부터 스마트폰, 태블릿PC가 추가됐습니다. 삼성전기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 샤오미 등에 MLCC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전체 MLCC 공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합니다.
이같은 MLCC 수요 확대에 회사의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 보조금 지급 대상에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추가되면서 IT 기기 판매량 회복 흐름이 기대된다”며 삼성전기의 1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2조6900억원으로 추정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 증가한 2078억원으로 내다봤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