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서울대·국민대·KIST 연구팀, 차세대 전기화학 촉매 개발

백금보다 2배 이상 저렴한 루테늄(Ru) 기반으로 촉매 개발
귀금속 사용량 3분의1로 줄여서 4.4배 높은 성능 달성
저비용 고효율 친환경 수소 생산 기반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

입력 : 2025-03-11 오전 9:54:53
왼쪽부터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임현우 박사(제1저자),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김진영 교수(교신저자), 국민대학교 응용화학부 이찬우 교수(교신저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성종 박사(교신저자)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서울대·국민대·KIST 합동연구팀이 고효율, 저비용의 친환경 수소 생산을 선도할 차세대 전기화학 촉매를 개발에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서울대학교 김진영 교수와 임현우 박사, 국민대학교 이찬우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성종 박사 등은 이 연구 결과를 담은 ‘효율적이고 내구성이 뛰어난 알칼리성 수소 발생을 위한 루테늄-티타니아 코어-쉘 나노클러스터 촉매(A ruthenium–titania core–shell nanocluster catalyst for efficient and durable alkaline hydrogen evolution)’라는 논문을 최근 국제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은 커버 논문으로 선정되어 연구의 혁신성과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연구팀이 설계한 코어-쉘(Core-shell) 구조의 루테늄(Ru) 기반 나노클러스터 촉매는 극소량의 귀금속 사용만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실제 산업용 수전해 장비에 적용 시에도 뛰어난 효율을 입증했습니다.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는 기존 화석 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원입니다. 이 친환경 수소의 생산에는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수전해 기술이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수전해(水電解)는 태양광, 풍력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물을 전기분해하여 고순도(99.999%)의 그린 수소를 추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수소 추출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어서 탄소중립 시대에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기술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 분해를 통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Anion Exchange Membrane Water Electrolysis, 이하 AEMWE)’는 주목받는 차세대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갖춘 촉매 전극의 존재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현재 대표적 촉매로 사용되는 백금(Pt)은 높은 비용과 빠른 열화(degradation)로 인해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 대안으로 비귀금속에 기반한 촉매가 연구되고 왔지만, 효율이 낮고 불안정한 촉매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 연구팀은 백금 대비 2배 이상 저렴한 귀금속인 루테늄(Ru)에 기반한 ‘코어-쉘 나노클러스터 촉매(Core-shell Nanocluster Catalyst)’를 개발했습니다. 촉매의 크기를 2나노미터(nm) 이하로 줄이고, 귀금속 사용량을 기존의 백금 촉매 전극의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은 백금 촉매를 능가하는 수준까지 달성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코어-쉘 구조는 불안정한 금속 코어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물 분해에 대한 에너지 장벽을 낮췄습니다.
 
코어-쉘 나노클러스터 형성 과정의 모식도
 
 
이 혁신적인 코어-쉘 촉매는 동일한 귀금속 함량에서 백금 촉매에 비해 4.4배 높은 성능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 보고된 수소 발생 촉매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나타냈습니다. 또한 높은 전류밀도에서도 탁월한 안정성을 보였습니다. 나아가 실제로 AEMWE가 활용되는 산업 환경에서도 상용 백금 촉매 전극에 비해 월등히 낮은 전력 소모량을 기록해 강력한 차세대 수전해 촉매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코어-쉘 나노클러스터 촉매’는 친환경 수소 생산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임과 동시에 귀금속 사용량도 줄여 수소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출 전망입니다.
 
연구진은 “고성능과 경제성을 겸비한 강점 덕분에 수소차를 비롯해 다양한 친환경 운송 수단의 연료로 쓰이고, 수소 발전 등 관련 사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김진영 교수는 “2nm 미만의 극소형이면서도 우수한 성능과 안정성을 지닌 코어-쉘 촉매는 앞으로 나노 코어-쉘 소자 제작 기술, 그리고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길 수소 생산 기술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수소 경제의 실현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개발한 촉매의 구조인 ‘코어-쉘 구조’를 실제로 상용화하는 후속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할 계획입니다.  
 
코어-쉘 나노클러스터의 모식도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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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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