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이 개시됐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김진성씨의 ‘백현동 로비’ 혐의 수사를 아직도 결론짓지 않은 데 대해 의문을 표했습니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이 기소 여부를 쥐고 김씨를 회유, 그가 검찰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술을 번복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 박정운 유제민)는 11일 이 대표 등의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9년 2월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였던 김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며 2023년 10월 이 대표를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 핵심 쟁점은 김씨의 진술 번복입니다. 이 사건은 검찰이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 알선수재 혐의로 김씨를 조사하다가 이 대표와의 통화 녹취록을 발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김씨는 검찰 첫 조사에서 이 대표가 거짓 증언을 지시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진술을 번복해 이 대표 지시로 위증했다고 한 겁니다.
이 대표 측은 김씨의 진술이 번복된 배경으로 검찰 수사를 지목했습니다. 검찰이 김씨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처분을 내리지 않고 김씨를 회유했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김씨와 공범으로 지목된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하우징기술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확정받았습니다. 김 전 대표 판결문에는 해당 사건에서 김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적시돼 있습니다. 특히 김씨는 김 전 대표에게 지분을 받기로 약속도 했습니다.
김씨는 아울러 도청 방지 납품 관련 알선수재 혐의 수사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 혐의도 기소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용인 은화삼CC 토지 관련해선 경찰이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으나 이 대표 위증교사 1심 진행 중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위증교사 혐의 2심 재판부도 검찰이 왜 김씨 수사를 종결하지 않는지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궁금해서 물어본다”며 “공범은 형이 확정됐는데 검찰은 왜 김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느냐”라고 물었습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수사가 난항에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김씨의 알선행위와 상대가 특정되지 않았다. 수사가 난항에 부딪힌 상황”이라며 “다른 사건들이 많아 순차적으로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 대표 측은 “김 전 대표 유죄가 확정됐는데 김씨에게 별도의 알선행위가 있는 것처럼 수사하고 기소하지 않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대표 측은 “김씨가 거미줄에 걸린 나방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검찰이 사건을 기소하지 않고 가지고 있다는 자체로 김씨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여러 다른 원인에 의해 위증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억지로 하기 싫은 말을 한 건지, 주체적 의사인지 김씨가 1심에서 상세히 진술했다”며 “말이 너무 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에 김씨의 개인 비위 혐의 사건 수사를 왜 종결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4월1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마치고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