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화풍 대유행 괜찮나…저작권·초상권 논란

오픈AI 챗GPT 이미지 생성 기능 인기
이용자수 폭발적 증가…저작권·초상권 사회적 논의는 아직
챗GPT 무료·플러스·프로 사용자 데이터, 모델 학습에 활용

입력 : 2025-04-07 오후 3:33:05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챗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활용해 일본 애니메이션 ‘지브리’ 스타일로 프로필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출시 첫 주에만 7억 개 이상의 이미지가 생성될 만큼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문제는 저작권과 초상권 침해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25일 오픈AI는 챗GPT-4o 이미지 생성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이용자 누구나 간단한 명령만으로 사진 이미지를 유명 애니메이션 화풍으로 바꿀 수 있는데, 특히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스튜디오의 화풍으로 변형하는 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설정한 엑스 프로필 사진. 챗GPT 이미지 생성 기능으로 지브리 스튜디오 화풍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사진=샘 올트먼 오픈AI CEO 엑스)
 
지브리 스타일 프로필 생성이 대유행하면서 이용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미지 생성 기능 출시 첫 주만 1억30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7억개 이상의 이미지를 생성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술은 창작 고유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감독인 이시타니 메구미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이는 지브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지브리가 싸구려 취급 당하고 지브리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국내 웹툰 작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안녕 자두야' 이빈 작가도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지인이 가족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의 그림을 만들었던 사연을 언급하면서 "친구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나는 힘이 빠져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졌다"라고 심경을 전했습니다. 
 
이처럼 애니메이션·웹툰 업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 문제가 저작권 침해로 귀결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작권법은 보호 대상을 단순 아이디어가 아닌 구체적인 표현 형식으로 규정합니다. 화풍의 경우 아이디어로 볼지, 표현으로 볼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김정영 연성대웹툰만화콘텐츠 교수는 "모더니즘 시대에 화풍이 있었기 때문에 모더니즘이 생긴 것”이며 “이런 사조는 공유되는 미술적 흐름이기에 화풍 자체로는 저작권을 주장하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김 교수는 창작자 입장에선 도용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교수는 "법적으로 화풍일 뿐이라고 해석되지만 감정적으로 자신의 창작이 침해당한 것처럼 여겨질 것"이라며 "이 문제는 단순 법리로 해결할 수 없고 사회적 합의뿐 아니라 국가간 합의도 중요하기에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우려에 이미 AI 학습을 막기 위한 기술을 도입한 곳도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이 대표적인데, 회사는 지난해 4월 AI가 웹툰을 무단 학습하는 것을 막는 웹툰 AI 임파스토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이 기술은 생성형 AI 모델이 창작물의 콘텐츠와 스타일을 모방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무단 학습시 이미지에 적대적인 방식으로 왜곡을 적용합니다.
 
이밖에 사용자가 입력한 얼굴 사진 데이터를 오픈AI가 학습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 경우 초상권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AI 이미지 생성의 윤리적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픈AI 개인 정보 보호 및 정책에는 모델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를 사용하는 방법과 관련한 내용이 나와 있는데요. 챗GPT 팀, 챗GPT 엔터프라이즈 등의 서비스에 입력된 데이터의 경우는 모델 학습에 쓰지 않지만, 챗GPT 무료, 플러스, 프로 사용자 데이터는 모델 학습에 사용됩니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사용자가 자신의 얼굴이나 가족 사진을 AI 도구에 넣을 경우, 해당 이미지가 학습에 사용돼 서버에 저장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생기며, 법적 책임은 없더라도 윤리적 책임과 민감정보 침해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GPT-4o 이미지 생성 기술로 제작한 그림을 엑스에 게재했다. (사진=샘 올트먼 오픈AI CEO 엑스 캡처)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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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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