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무풍지대 K-방산, 정국 안정에 수출 재가동 기대

국정 공백 상황에도 실무 이어와
새 정부 출범 후 리스크 해소 기대
관세 영향 적어 향후 전망 긍정적

입력 : 2025-04-08 오후 3:55:59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국정 공백으로 발생한 방산업계의 컨트롤타워 리스크도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정 공백 상태에도 수주 계약을 체결해 온 K-방산을 중심으로 수출 재가동 등 날개를 달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방산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영향도 제한적이라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7일(현지시각) 폴란드 스탈로바 볼라 소재의 HSW 본사에서 열린 계약식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SW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8일 업계에 따르면 방산기업들은 국정 공백 상황에도 수출국들과 실무 교섭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는 이날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인 ‘후타 스탈로바 볼라(HSW)’와 폴란드 자주포인 크라프(KRAB) 차체에 들어가는 4026억원 규모의 구성품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한화에어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기업들은 컨트롤타워 공백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루마니아, 호주 등과 전략적 수출 협력을 적극 추진해 왔습니다. 이에 새 정부 출범으로 정상급 외교 채널이 복원되면 방산 수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탄핵 정국이 이어진 와중에도 주요 수출국들과 소통은 이어지고 있었다”며 “아직 기간이 남았지만 컨트롤타워 리스크가 해소되면 확실히 수출은 탄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방산업계는 넉 달간 이어진 내란 사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12.3 내란 이후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의 부재가 이어지면서 수출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방위산업의 경우 정부간 거래(G2G) 형태를 띄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과 국가 신뢰도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정부 공백 사태가 이어지면서 해외 군 관계자 등이 방산 관련 한국 방문 일정을 취소하거나 보류하는 등 외교 공백이 생겼습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성사 예정이었던 폴란드와의 ‘K2 전차’ 2차 계약도 미뤄지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방위사업청 대표단과 함께 폴란드를 찾아 폴란드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위한 모든 지원을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방위사업청(방사청)도 올해 1월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유럽연합(EU) 회원국과의 방산 협력 강화를 위해 노르웨이, 폴란드, 루마니아, 스웨덴 등을 꾸준히 방문해 영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울러 방산업계는 트럼프발 관세 영향도 제한적이라 향후 경기 전망도 긍정적입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미국 수출 비중이 적은 데다 유럽의 군비 확장 행보에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방산 기업의 미 수출품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보잉에 대한 기체 부품 정도”라며 “교환 무역과 보잉의 직접적 수요를 감안하면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새 정부 출범까지 약 60일의 정치 공백기가 이어지는 만큼 방사청이나 국방부 등 실무 부처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수출 일정 지연 등 단기적인 리스크가 남아있어 수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도 방위산업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어 대선 이후에도 방산업계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 같다”면서 “남은 공백기에도 방사청을 비롯한 정부 기관이 방산 수출 지원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주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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