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진에어’ 출범 앞두고 조종사 줄퇴사…“안전 우려”

이달까지 3사 합쳐 30여명 퇴사
경력부기장 자리 신입으로 메워
“경험 부족한 신입 투입 우려돼”

입력 : 2025-06-16 오후 3:22:5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통합 진에어’ 출범을 앞두고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 조종사들의 잇따른 퇴사로 이들 3사의 안전 운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세 항공사는 퇴사 인력의 공백을 신입 조종사 등으로 메우고 있어 인력 자체는 부족하지 않다고 설명하지만, 전문가들은 경험 부족이 긴급 상황의 미숙한 대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2022년 1월 오전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진에어 여객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에서 퇴사한 조종사들은 각각 10여명, 10명, 8명입니다. 에어부산의 경우 6월 이후 추가 10여명의 경력직 부기장들의 퇴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퇴사자들 대부분이 3500~3800시간 비행 경력을 가진 숙련된 부기장들입니다. 회사는 이들의 빈자리를 비행시간 350여 시간 안팎의 신입 부기장 혹은 저연차 부기장들로 채우고 있습니다.
 
3사는 법적으로 기재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충족하고 있어 인력 운영에 대한 문제는 없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운항 경험에서의 차이가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내 항공사 한 기장은 “조류 충돌 같은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기장과 부기장이 각자의 역할을 정확히 수행해야 하는데, 경험이 부족한 신입이나 저연차 부기장들이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솔직히 의문”이라면서 “고경력 부기장은 다양한 비상 상황을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변수에도 훨씬 더 유연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도 “(경력직을 신입으로 메우는 부분은 안전에 있어서) 아무래도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비행이 많아지는 점 등을 고려해 이직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직의 사유는 다양하지만, 진에어의 경우 타사 대비 열악한 비행 근무 패턴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LCC 한 부기장은 “진에어의 경우 인천-일본-인천-일본으로 총 4번 왔다 갔다 하는데 이는 타 LCC(인천-일본-인천)의 왕복 일정과 비교해 피로도가 높은 편”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최근 진에어가 김해공항 활주로에 잘못 내린 것도 이처럼 피로도가 누적된 채 비행에 투입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3월 일본 삿포로 신치토세 국제공항을 출발한 진에어 LJ312편은 김해공항 관제탑이 지시한 18R 활주로가 아닌, 18L에 내리는 준사고를 일으킨 바 있습니다. 한편, 국토부는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운항승무원(기장·부기장)들의 퇴사율이 최근 3사에서 유독 높게 나타나는 점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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