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점유율 11% 진입 현대차…트럼프 관세 압박에 ‘근심’

다음달 8일 상호관세 유예 만료
미, 철강 등 관세 2배 인상 전력
연간 6.2조 영업이익 훼손 전망

입력 : 2025-06-30 오후 3:45:1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가 미국의 25% 수입차 관세에도 ‘가격 동결’ 정책으로 11%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전한 가운데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압박으로 근심에 휩싸여 있습니다. 관세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수출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면서 어려운 조건 속의 낭보에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8일 종료되는 상호관세 유예 시한 만료에 앞서 상대국에 관세율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에 낮은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미국 정부의 수입차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현지에서 자동차 가격을 올리지 않는 전략을 고수해왔습니다. 가격 동결 정책이 주효하면서 현대차는 올해 1~5월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11%대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현지 재고 소진이 다가오면서 미국 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면 미국 시장에서 입지가 위축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고민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압박이 이뤄지면서 전략 지속과 수정 사이에서 근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압박을 단순한 위협으로 치부하기도 힘듭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12일부터 적용한 25%의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품목 관세를 지난 4일부터 2배인 50%로 갑자기 인상한 전력이 있습니다. 느닷없이 관세 인상 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셈입니다.
 
만약 관세가 추가로 인상되면 수출로 인한 수익성이 무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아직 현지 생산 생산능력이 미국 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과 이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이 매출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미국시장의 성과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생산량을 줄이고, 미국 생산량을 늘린다는 부분에서는 (국내)노조의 반발이 생길 수도 있다”며 “현대차가 가격 인상 등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25% 관세를 유지할 경우에도 현대차 전체 수익성에 미칠 파급효과는 상당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준성 메리츠 증권 연구원은 “25% 관세를 유지하면 연간 6조2600억원의 영업실적이 훼손될 것”이라며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44%에 달하는 수치”라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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