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업황 회복과 사법 리스크 해소에 힘입어 외국인을 끌어들이며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기술 경쟁력 회복과 자사주 매입 기대감 등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실적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4%(700원) 상승한 6만7800원에 정규장을 마감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1일 6만200원에서 12.62% 상승했습니다. 이달 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8767억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금액 1위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 회복세에 더해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한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주가 기대감을 더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날 삼성그룹 주가는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키움증권은 21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8만9000원으로 올려잡았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 회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디램(DRAM)의 경우 1cnm(선단공정) 제품의 수율이 상당부분 개선됐고, HBM4의 품질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HBM4는 이번 분기 주요 고객들에게 양산 샘플이 전달돼 내년 엔비디아의 루빈(Rubin)을 비롯한 인공지능(AI) 제품에 탑재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파운드리 영업도 기대됩니다. 박 연구원은 "파운드리는 신규 고객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하반기 엑시노스2500의 갤럭시Z 플립7 탑재, 2026년 아이폰18용 CIS 양산, 테슬라 등 신규 거래선 확보 등을 통해 영업적자 폭을 축소시켜 나아갈 전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흥국증권도 같은 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상향했습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기대 심리 모두 2분기에 바닥을 지나 회복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라며 "일회성 비용으로 부진했던 2분기 실적 이후, 3분기부터 반도체 중심의 실적 회복세가 전망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올해까지는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입니다. 손 연구원은 "고객사의 공급망 다변화 의지 등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맞으나 결국엔 기술력과 양산성이 확보돼야 하는 것이 전제"라며 "아직 HBM 실적의 유의미한 회복은 기대하기 힘드며, 연말부턴 IT 기기 전반에서 관세의 영향 나타나며 실적 전반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자사주 매입 기대감은 하방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3조9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른 수급 효과와 향후 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 기대감 때문입니다. 손 연구원은 "진행 중인 자사주 매입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주가의 하방 경직성은 확보돼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